국내 제약사, 세계 최초 ‘지카 바이러스 백신’ 美 임상시험 승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1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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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가 주도적으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 백신이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임상(인체)시험 1상 승인을 받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제약사가 국내에서도 동시 임상시험을 신청하면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2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인 ‘이노비오(INOVIO)’와 한국 ‘진원생명과학’ 컨소시엄은 17일 FDA로부터 임상1상 승인을 받아 곧 건강한 피험자 40명을 대상으로 지카 바이러스 유전자(DNA) 백신(GLS-5700)의 안전성과 면역 반응을 시험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초부터 진행한 원숭이 실험에서 피하주사를 2차례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지카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혈청 전환이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컨소시엄은 연내에 응급용 백신을 배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진원생명과학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황이기 때문에 임상1상에서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되면 시험을 위해 생산한 것을 긴급 배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FDA가 이 백신에 ‘동물실험갈음규칙(Animal Rule)’을 적용해 임상3상을 생략해주더라도 임상2상이 완료되기까지는 앞으로 최소한 3년가량 걸리기 때문에 백신이 시장에 정식으로 출시되는 데에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컨소시엄 측이 국내에서도 임상시험 절차를 동시에 밟겠다며 ‘다국가 임상시험(MRCT)’을 요청하면 우선적으로 심사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상시험 절차를 동시에 밟으면 추후에 별도의 허가 절차 없이도 곧장 국내에서 백신을 시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진원생명과학 측은 소규모 정밀 관찰이 필요한 초기 임상시험은 우선 미국에서만 진행할 계획이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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