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눈’과 ‘귀’ 역할 하는 따뜻한 ‘ICT 기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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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때 고열에 시달린 이후 청력을 잃은 바리스타 윤혜령 씨(31·여)는 현관문 소리를 듣지 못한다.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사람이 불쑥 들어올 때마다 겁이 났다. 누가 초인종을 눌러도 알지 못해서 배달 음식을 시키려면 배달원이 올 때까지 거실 인터폰 화면을 계속 쳐다봐야 했다. 급히 출근 준비를 하다 방에 헤어드라이어나 TV를 켜놓고 그대로 나간 적도 있었다.

윤 씨는 지난달 인터넷을 훑어보다 스마트폰으로 현관문과 전기 플러그 상태를 알 수 있다는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처음 알게 됐다. 카페 사장에게 부탁해 고객센터에 전화해 서비스를 신청했다. 윤 씨의 집에는 플러그와 문 열림감지센서, 가스락 등 7개 서비스가 설치됐다.
윤 씨는 이를 계기로 청각장애인 최초 LG유플러스 홈 IoT 극장 광고의 주인공이 됐다. 윤 씨는 “사회복지사인 어머니가 저를 많이 걱정했는데 이제 따로 연락이 없어도 무사히 귀가했는지 확인하고 훨씬 안심하신다”며 “장애인 처지에선 이런 기술들이 일상생활에서 생각지 못한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은 장애인의 일상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평범한 삶의 곳곳에서 그들의 ‘눈’과 ‘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대 학생인 김주윤 대표(26)를 포함한 5명의 청년이 시작한 스타트업 ‘닷(DOT·점)’은 세계 최초의 점자 스마트 워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점자 스마트워치는 손목시계처럼 생겼지만 30개의 오돌토돌한 점이 스크린에 돋아나 있다.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과 PC에 연결하면 문자메시지나 전자책(e북)을 점자 정보로 변환시킨다. 스크린 위의 점들이 튀어나왔다 들어가면서 시각장애인이 읽을 수 있는 점자를 만드는 것이다.

김 대표는 유학 중에 만난 한 명의 시각장애인 친구를 계기로 총 300여 명의 시각장애인들을 만나며 점자 워치를 구상해 왔다. 기존에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해온 서비스들은 대부분 텍스트를 소리로 변환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는 쓰기 어려웠다. 하지만 점자 스마트 워치는 손가락만으로 남들처럼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닷을 지원하고 있는 SK텔레콤은 2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글로벌 이동통신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전시 부스에서 점자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곽도영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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