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만 원대 서피스RT, 싼 맛에만 사기엔...

  • Array
  • 입력 2013년 6월 24일 17시 56분


코멘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자사의 태블릿PC인 ‘서비스RT’를 절반 이상 싼 가격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지난 21일,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정가 62만원의 서피스RT(32GB 버전 본체 기준)을 학생 및 교직원에게 24만 7,255원에 판다고 발표했다. 정가와 비교하면 60% 가량의 할인폭이다. 본인이 구매 자격이 없더라도 주변에 지인 중에 학생이나 교직원이 있다면 부탁해서 구매할 수도 있으므로 사실상의 가격인하라 할 수 있다.



서피스RT는 테그라3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10.6인치의 터치스크린을 갖추고 있으며, 무게도 676g으로 가벼운 편이다. 게다가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를 비롯한 MS오피스 소프트웨어도 기본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정도의 제품이 24만원 대라면 분명 ‘가격대 성능비’는 현재 팔고 있는 태블릿PC 중 최상급이 확실하다.

다만, 그렇다고 하여 무작정 구매를 추천할 수는 없는 제품이다. 가장 큰 이유는 운영체제다. 서피스RT에 탑재된 ‘윈도RT’ 운영체제는 일반PC용 운영체제인 윈도8과 동일한 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으나 응용프로그램은 일반PC용이 호환되지 않는다. 쉽게 말하자면 기존 윈도에서 쓰던 ‘포토샵’, ‘한글’, ‘곰플레이어’, ‘알집’ 등을 설치해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윈도8와 윈도 RT에서 함께 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판매소인 ‘윈도 스토어’를 통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내려 받을 수는 있지만, 아직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콘텐츠가 빈약하다. 때문에 지금 서피스RT를 구매한다면 MS오피스를 이용한 문서작업이나 웹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서핑이나 외에는 그다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액티브X도 지원하지 않으므로 인터넷 쇼핑몰이나 공공기관 사이트 등을 이용하는 것도 무리다.

기본으로 내장된 동영상 플레이어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긴 하지만, 지원하는 동영상의 코덱이 많지 않고 SMI 자막 표시와 같이 국내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부가기능이 없는 것이 문제다. 윈도 스토어에서 MoviePlayer, Yxplayer와 같은 앱을 설치하면 그나마 낫지만 쓸만한 것들은 거의 유료이며, 이마저도 곰플레이어나 팟플레이어와 같은 일반 PC용 동영상 플레이어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다만, 그렇다 하여 서피스RT가 구매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MS에서 직접 개발한 오피스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사무용 문서나 학생용 리포트를 작성하기에는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같은 다른 태블릿PC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하며, 화면의 구성이나 사용법이 일반 윈도8과 거의 같기 때문에 기존 PC를 써본 사용자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도 24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은 다른 단점을 충분히 상쇄시킬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구매하는 사람이 어떤 작업을 주로 하는지, 그리고 윈도RT라는 운영체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따라 서피스RT에 대한 구매 만족도는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가 날 수 있다. 분명히 좋은 성능과 가격을 가진 제품임에도 적극적으로 추천하기가 조심스러운 것이 이런 이유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