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기혼녀 3명중 1명 난임… “만혼으로 생식기능 감퇴탓”

동아일보 입력 2013-06-10 03:00수정 2013-11-0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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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임과는 달라… 원인과 치료법은 최근 ‘난임(難妊)’을 겪는 부부가 늘고 있다. 부부가 자녀를 원해 1년간 임신을 시도했으나 아이를 가지지 못하면 의학적으로 난임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12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2년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조사’에 따르면 피임 경험이 없는 20∼44세 기혼여성 969명 중 32.3%가 “임신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가임기인 20∼40대 기혼여성 3명 중 1명이 난임을 경험한 것이다. 2009년 같은 조사 결과(26.2%)와 비교해도 6.1%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남성 난임 환자도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년도 난임 치료를 받은 남성 환자는 4만2114명으로 2만7133명이었던 2008년도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 나이 들수록 임신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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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남녀 통틀어 임신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난임 전문가들은 늦은 결혼으로 인한 생식기능 감퇴를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다.

만혼 부부의 생식능력 감퇴는 통계적으로도 입증된다. 보사연의 같은 통계에서는 25∼29세 여성에서 14.2%에 불과했던 난임률이 △30∼34세 22.9% △35∼39세 49.3% △40∼44세 71.9%로 나이가 들수록 치솟는 양상을 보였다. 최두석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여성의 난자와 남성의 정자는 연령 증가에 따라 수와 질이 급속히 감소한다. 따라서 병원을 찾는 나이 든 난임 부부 대부분이 가임능력 자체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난임은 부부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양광문 제일병원 불임생식내분비과 교수는 “난임의 원인은 남성이 약 35%, 여성이 55% 정도며 이 외 10% 정도만 원인이 불분명하다”라며 “부부가 함께 병원을 방문해 진단받고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은 배란 장애로 인한 난임이 가장 흔하다. 배란이란 난자가 형성돼 나팔관 내부로 배출되는 현상.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배란이 아예 되지 않거나 불규칙적으로 변하면서 임신이 어려워진다. 최근에는 과도한 스트레스와 다이어트로 배란 장애를 겪는 여성도 늘고 있다.

배란 장애에는 우선 클로미펜, 페마라 같은 배란 유도제를 처방한다.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고나도트로핀 등 난포 자극 호르몬을 체내로 주입해 배란을 이끌어낸다. 김수진 가톨릭대 의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배란장애를 겪는 난임 여성에게 배란 유도 치료를 하면 80% 정도가 임신에 성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난자와 정자의 이동통로인 난관(나팔관)이 막혀 임신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이런 증상에는 미세복강경 수술로 막힌 난관을 뚫어주는 난관복원술을 시행한다. 자궁내막염, 자궁근종 등 자궁 자체에 문제가 생겨 임신이 어려울 수도 있다. 이런 때에는 수술요법과 약물요법을 병행해서 치료한다.

○ 난임 남성은 생활습관 개선부터

남성 난임의 80% 정도는 정자가 잘 형성되지 않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자의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정자무력증과 정자 형성이 제대로 안되는 무정자증이 대표적이다. 정자 형성 장애를 극복하려면 먼저 생활습관을 고쳐야 한다. 최 교수는 “남성의 과도한 흡연, 음주, 스트레스가 정자 형성과 운동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사례가 많다”며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임신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도 남성의 정계정맥류(고환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고 뒤틀린 상태), 잠복고환(고환이 복부에서 음낭으로 완전히 내려오지 않은 상태) 등 외과적 문제도 난임의 원인이 된다. 이는 수술로 해결하며 정계정맥류는 수술 후 절반 이상의 환자에게서 정자의 기능이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전문가들은 난임은 이름 그대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것일 뿐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김 교수는 “난임의 원인이 명확한데도 민간요법이나 약효가 불분명한 한약 복용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있다”며 “난임 부부는 최대한 빨리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 난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
#난임#생식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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