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어려서 안 돼” No… “아이·어른 모두에 나쁘단다” Yes!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7일 03시 00분


청소년 금연교육 요령


《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2년)에 따르면 전국 중고교생들 중 최근 30일간 1일 이상 흡연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남학생은 16.5%, 여학생은 5.9%였다. 남학생 6명 중 1명이, 여학생 16∼17명 중 1명이 한달 안에 담배를 피워본 셈이다. 최근 중고교생 때 처음 흡연을 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한 번 담배를 피우는 습관을 들이면 어른이 돼서까지 끊지 못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조사에서 최근 30일간 매일 흡연을 했다고 응답한 남학생은 8.1%나 됐고 여학생도 2.4%로 적지 않았다. 한 달 동안 담배를 1일 이상 피운 학생 중 절반 정도는 매일 피웠다는 것이다. 》
흡연을 하는 아이에겐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금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겁주는 식으로 다그치기보다는 격려해주고 칭찬해주며 금연의 의지를 북돋워줘야 한다. 동아일보 DB
흡연을 하는 아이에겐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금연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겁주는 식으로 다그치기보다는 격려해주고 칭찬해주며 금연의 의지를 북돋워줘야 한다. 동아일보 DB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서 담배냄새를 맡은 뒤 충격에 빠지는 부모도 꽤 있다. ‘설마 내 아이가?’라는 생각에 놀라서 아이를 다그쳐 봐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많다. 또래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중고교생들의 특성상 담배의 유혹을 물리치기는 쉽지 않아서다.

전문가들은 금연교육은 어릴 때부터 제대로 해야 하고, 흡연하는 아이에게 올바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올겨울, 방학을 맞아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금연교육을 실시한 한국금연운동협의회와 함께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아이 흡연 발견 시 꾸중보다는 대화를


청소년기의 특징은 성인과는 달리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친구들과 주변사람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자신만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또래들의 영향으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아이가 흡연하는 장면을 목격했거나 눈치를 챘을 때는 무조건 꾸중하거나 “너 어떻게 되려고 이러니?”라는 식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일단 차분하게 아이가 담배를 피우게 된 계기나 배경을 파악해보자. 그냥 한 번 피워본 건지, 사실은 그동안 조금씩 피워왔는지, 만약 꾸준히 피웠다면 왜 그러는지 등을 물어보도록 하자.

김은지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사무총장은 “아이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주면서, 부모님은 의논 상대이며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의 경우 담배 피우는 학생을 발견했을 때 편견이 드러나는 말을 해선 안 된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에겐 “스트레스가 심한가 보구나. 어쩌다 이렇게 됐니?”라고 말하고 공부를 못하는 아이에겐 “또 이럴 줄 알았다. 한동안 왜 안 걸리나 했다”는 식으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

청소년기는 성인에 대한 동경심과 반발심이 동시에 존재하는 시기다. 아이들에게 “너희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면 안 돼”라고 말해서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담배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모두에게 나쁘며, 한 번 시작하면 끊기 어렵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담배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꼭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김 사무총장은 “담배 속에는 발암물질이 60여 가지나 들어있다는 점, 이전엔 이 사실이 잘 알려지지 않아서 다수의 어른들이 담배를 피우게 됐다는 점, 지금은 담배가 나쁘다는 게 알려졌지만 중독성 때문에 많은 어른들이 못 끊고 있다는 점을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눈높이에 맞춘 교육해야

중고교생에게 금연 교육을 할 때는 그 연령대의 눈높이에 맞게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체에 끼치는 해악을 설명할 때 폐암이나 뇌중풍(뇌졸중), 심장질환의 발생 위험보다는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낫다.

담배를 피우면 성장호르몬이 덜 분비돼 키가 잘 안 자란다는 점도 말해주자. 피부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안색이 나빠지며 피부노화가 빨리 진행된다는 점도 알려주면 효과적이다.

어쩌다 한 번씩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은 스스로를 흡연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담배는 1개비를 피우더라도 곧 다시 담배를 찾을 확률이 매우 높다. 최근 1개월 동안 1개비 이상 담배를 피웠다면 분명히 흡연자라는 점도 명확히 인식시켜 줘야 한다.

부모의 말을 잘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아이에 대해 섣불리 평가하고 판단해선 안 된다. 아이들은 상대방이 자신의 편이라는 생각이 들어야 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습성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흡연을 하고 싶은 유혹을 거절하는 게 어렵고 담배를 끊기 쉽지 않다는 점에 대해 공감을 표해주며 함께 고민해야 교육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금연을 시작했다면 작은 일에도 칭찬을 해주자. 단점에 대한 지적은 가급적이면 한 번만 하는 게 좋다. 예전에 잘못했던 이야기를 끄집어내 반복적으로 다그쳐선 안 된다.

담배를 완전히 끊을 수 있을 때까지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기다려주면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도록 하자.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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