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로 16시간은 쓸 수 있어야 태블릿PC지, 에이서 아이코니아탭 W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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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5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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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기자를 하면서 접한 제품 가운데 이상하리만치 화제가 되지 못하는 물건이 있다. 분명 괜찮은 데도 불구하고.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개인적으론 편견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접한 윈도8 컨버터블PC 에이서 '아이코니아탭 W510' 역시 그러한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생소한 브랜드 '에이서'가 제작한 점이나 성능이 떨어진다고 알려진 ‘아톰 프로세서’를 내장한 점 등이 아이코니아탭 W510이 넘어야 할 편견의 벽이다.


좀 더 솔직히 말하겠다. 기자도 이러한 편견에 휩싸여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직접 제품을 접하고나니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역시 어떤 제품이든 직접 써봐야 그 진가를 아는 모양이다. 아이코니아탭 W510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을 적는다.



컨버터블PC? 어떤 제품인가요


최근 3개월간 윈도8을 탑재한 컨버터블PC가 여럿 발매됐다. 아이코니아탭 W510도 그 중 하나다. 컨버터블PC란 태블릿PC의 장점과 일반 노트북의 장점을 절충한 형태다. 평소에는 노트북처럼 사용하다가 하단의 키보드독(Keyboard Dock)을 분리하면 태블릿PC로 활용할 수 있다. 노트북의 실용성과 태블릿PC의 휴대성을 동시에 갖춘 셈. 때문에 PC의 새로운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아이코니아탭 W510은 매우 얇다. 본체 두께 1cm가 채 되지 않는다. 애플 아이패드1보다 얇으며, 아이패드4와 별반 다르지 않다. 키보드독에 연결해도 1.5cm 수준이다. 매우 얇은 노트북 '울트라북'과 비슷한 두께다.



무게도 560g에 불과하다. 안드로이드, iOS 등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한 태블릿PC와 엇비슷하다. 키보드독과 결합해도 1.25kg이며, 전원 어댑터를 함께 휴대해도 1.38kg이다. 회사, 학교, 집 어디에서 사용하든 부담되지 않는 무게다. 2주간 한쪽 어깨에 걸고 다니는 옆 가방에 넣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았다. 13인치 노트북을 넣고 다녔을 때 어깨 결림이 발생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아이코니아탭 W510에는 전용 파우치가 동봉돼 있다. 본체에 생기는 흠집을 막아주기 위함이다. 인조 가죽으로 제작해 제법 고급스러우니 손으로 들고 다녀도 되겠다.



태블릿PC와 노트북 가운데 원하는 형태 ‘골라골라’


일단 본체의 외형부터 살펴보자. 아이코니아탭 W510은 크기 10.1인치 해상도 1,366x768(화면비 16:9)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세로로 사용하기 보다는 가로로 사용하기에 더 적합한 형태다. 본체 측면에는 마이크로 HDMI(미니 HDMI가 아니다), 마이크로 USB 단자 및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을 내장했다. 또한 전원, 볼륨조절, 화면회전 잠금 버튼과 헤드셋 단자 그리고 스테레오 스피커 등도 갖췄으며, 전면 200만, 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다. 태블릿PC로서 갖춰야 할 부분은 다 있는 셈이다.


제품 전면에는 윈도 버튼이 터치 방식으로 존재한다. 윈도 버튼을 일반 버튼으로 구성한 경쟁사 제품보다 디자인적으로 화려하다.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윈도 버튼에 1초 동안 손가락을 올리면 아이코니아탭 W510을 슬립 모드에서 깨울 수 있다. 다만 이 터치 버튼 때문에 문제가 가끔 발생하니 주의할 것. 터치 버튼에 정전기가 튀어 제품이 종종 잠에서 깨어난다. 그냥 물리 버튼을 사용하는 편이 더 좋았을 듯하다.







키보드독은 본체보다 조금 얇다. 하지만 배터리 등을 내장해 무게가 상당하다. 제품이 자칫 뒤로 넘어지는 불상사를 막기 위함이다. 키보드독에는 일반 USB 단자와 SD 카드 슬롯이 있다. 하지만 USB 단자가 하나에 불과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마우스만 연결해도 남는 USB 단자가 없다. 키보드 배치는 흠잡을 데 없지만, 오른쪽 시프트 키가 작은 점도 아쉽다.





제품과 함께 '마이크로 USB 변환 단자'와 '마이크로 HDMI to VGA 변환 단자'도 함께 제공한다. 사소하지만 마음에 드는 배려다.



성능? 배터리가 더 중요


아이코니아탭 W510은 인텔 아톰 Z2760(1.8GHz)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했다. 객관적으로 말해 성능이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다. 일반 PC나 노트북에 사용되는 인텔 코어 i 프로세서는 물론 울트라북용 초저전력 코어 i 프로세서만도 못하다.


대신 소모전력이 극단적으로 적다. 웹서핑, 문서작업 등 일반적인 작업을 할 때 전력 소모량은 1W, 고해상도 동영상 재생, 게임 등 고사양을 요구하는 작업을 할 때에도 전력 소모량은 2W에 불과하다.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모바일 프로세서의 전력소모량이 1.5W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인텔이 전력 소모를 줄이고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때문에 아이코니아탭 W510은 배터리만으로도 매우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얼마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성능은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

너 8시간 나 8시간, 둘이 합쳐 ‘듀얼배터리’ 16시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아이코니아탭 W510은 키보드독에 연결한 상태 기준 배터리만으로 16시간을 조금 넘게 사용할 수 있다(화면 밝기 50%, 웹 서핑 및 문서 작업만 한 경우). 유례 없이 긴 사용시간이다. 배터리 사용시간을 확인하고자 하루 종일 사용한 필자조차 지칠 정도다. 그 누구도 아이코니아탭 W510의 배터리 사용시간에 불만을 제기할 수 없을 듯하다.


본체만 분리해 사용하더라도 8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다(화면 밝기 50%, 웹 서핑 및 문서 작업만 한 경우).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아이패드와 비슷한 배터리 사용시간이다. 4~5시간이 한계인 일반 노트북보다 훨씬 길다. '배터리 사용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아닌가'하고 노심초사하지 않아도 된다.





듀얼코어 아톰 프로세서, 풀HD 동영상도 쌩쌩 ‘MKV’는 빼고


그렇다면 아톰 Z2760 듀얼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은 어떨까. 일단 웹 서핑이나 문서 작업을 하기엔 충분한 성능이다. 느려지거나 끊기는 현상은 없었다.


윈도 부팅속도는 15초 내외로 상당히 빠른 편. 하지만 이는 아톰 프로세서의 성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내장된 저장장치 64GB SSD의 속도가 빨라서다. SSD 때문에 실사용 체감 성능은 상당히 좋다. 파일을 읽는 속도는 만족스럽다.
일반적인 작업 말고 다른 작업을 살펴보자. 동영상 재생 능력은 쓸만할까? 나쁘지 않다. HD 동영상(1,280x720)은 AVI, MP4, MKV 등 파일 확장자에 관계없이 모두 정상적으로 재생했다(곰플레이어, 통합코덱 설치 기준).
풀HD 동영상은 대부분 정상적으로 실행했다. 하지만 MKV 파일은 소리나 화면이 간헐적으로 뚝뚝 끊어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동영상을 감상할 수는 있지만 상당히 거슬렸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MKV 파일 기준 프레임레이트(Frame rate)가 30이 넘어가면 정상적인 재생이 불가능했다. 참고하길 바란다(WMV 파일은 프레임레이트에 관계없이 해상도가 풀HD면 화면과 소리가 어긋나거나 끊겼다).


게임 성능은 어떨까? 솔직히 말해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아이코니아탭 W510은 'SGX545'라는 그래픽 프로세서를 내장했다. SGX545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사용되는 모바일 그래픽 프로세서와 성능이 별반 다르지 않다. 아이코니아탭 W510에 최신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를 설치하고 실행했지만, 지원하지 않는 그래픽 프로세서라 실행조차 할 수 없었다. '블레이드앤소울'은 실행은 됐지만, 캐릭터 선택화면에서부터 화면이 뚝뚝 끊겼다. 캐주얼게임인 '서든어택'이나 '카트라이더'는 정상적으로 실행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가끔 화면이 끊긴다.
종합하면 아이코니아탭 W510은 성능 대신 배터리 사용시간을 택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웹 서핑, 인터넷, 동영상 감상을 위한 휴대용 기기'라는 태블릿PC의 본질에 상당히 충실하다.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윈도8


아이코니아탭 W510은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운영체제 윈도8으로 실행된다. 윈도8은 사용법이 기존 윈도7과 너무 달라 다소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태블릿PC에서 사용할 때는 나름 편리하다. 큼직큼직한 타일(Tile)형 UI 때문에 손가락으로 터치하기 좋고, 오른쪽 상단의 종료버튼 대신 손가락 제스처를 활용해 애플리케이션을 종료할 수 있어 간편하다. 터치스크린을 탑재한 PC와 찰떡궁합이다. 윈도7용 프로그램도 대부분 이상 없이 실행할 수 있다.



제품 완성도 흠잡을 데 없어


아이코니아탭 W510의 제품 완성도는 훌륭하다. 비록 알루미늄 합금대신 플라스틱으로 몸체를 구성했지만 나름 튼튼하다. 손바닥으로 제품을 힘주어 눌러도 움푹 꺼지는 곳은 없다.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만큼 정전기가 튀는 형상도 발생하지 않는다. 제품 전면은 흠집 방지용 강화유리가 덮고 있다.
키보드독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을 반반 섞어서 제작했다. 본체는 전부 플라스틱인데 키보드독은 알루미늄을 채택하다니 뭔가 언밸런스한 느낌이다.
외관은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윈도 버튼에 정전기가 튀어 종종 제품이 켜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셀로판테이프를 붙이면 방지할 수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후속작에선 개선하길 바란다.


가격대가 높은 점은 아쉬워


아이코니아탭 W510은 어떤 이들에게 적합할까? 생각컨데 들고 다니면서 동영상을 보거나 문서작업을 하기에 적당한 노트북을 찾는 사용자라면 아이코니아탭 W510을 눈 여겨 보는 편이 좋겠다. 게임을 즐기길 원하는 사용자에게 적합한 제품은 아니다.

다만 가격대가 조금 높은 점은 아쉽다. 인터넷 최저가를 기준으로 본체와 키보드독을 같이 구매하면 87만 원, 본체만 구매하면 74만 원이다. 경쟁 제품인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태블릿PC보다 10만~20만 원 가까이 비싸다. 하지만 저장공간이 64GB인 점(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47.5GB)을 감안하면 에이서의 입장에선 나름 최선의 가격이다. 아이코니아탭 W510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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