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데이터 시행 후 터졌던 폭탄, LTE 무제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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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5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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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25일, 오전 11시가 막 지났을 즈음 'LG유플러스, LTE 데이터 무한자유 출시'라는 기사가 이메일로 날아왔다. 25일 종일 각종 포털 사이트 IT 뉴스를 달군 이 소식은 오후 3시경 정점을 이뤘다. LG유플러스의 공식 발표 후 약 4시간이 지난 오후 3시경 KT도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발표한 것. 조건은 두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 모두 대동소이하다. KT의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가 LG유플러스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보다 음성제공량만 약 100분 정도 적을 뿐이다.


참고기사: LG유플러스, "이제 LTE도 무제한이다" - http://it.donga.com/12864/
두 이통사는 이 요금제가 확정된 요금제는 아니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1월 31일부터 3개월간, KT는 2월 1일부터 3개월간 프로모션으로 진행한다. 즉.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가 이대로 계속 시행될지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LG유플러스의 경우 1월 31일부터 4월 말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하고, 추후 가입 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KT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일단, 시행해보고 상황 추이를 지켜본 뒤에 확정 유/무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도 두 이통사의 발표에 발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26일, '주말에 보도자료를 보내드리게 되어 대단히 송구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이메일을 통해 두 이통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콸콸콸 2.0 선언'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였다. '혹시나' 했던 물음표가 '역시나' 라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쯤에서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을 기억해보자. 우리는 불과 약 1년 전 이통 3사가 실시한 3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실시 이후 말 그대로 '폭탄'을 경험한 바 있다. 통신 업계에서 '데이터 익스플로전(Data Explosion)'이라고 불렀던 바로 그 현상 말이다.
당시 전화 온 적도 없는데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고 친구가 다그치거나, 몇 번씩 전화를 걸어도 스마트폰에는 '통화 실패'라는 글자만 나타날 뿐 통화 연결은 되지 않았었다. 출퇴근 시간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서 잘 보던 뉴스가 언젠가부터 로딩만 반복될 뿐 인터넷 페이지가 제대로 열리지 않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원인은 이통망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난 3G 데이터 트래픽량 때문이었다. 어쩌면 이번 LTE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 이후 다시 한번 겪을 지도 모를 일이다.

3G 데이터 폭발, 4G는 안전할까?


2012년 1월,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발표한 '무선통신 기술방식별 트래픽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한해 동안 LTE 무선 트래픽량은 불과 1년 사이에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2년 1월 LTE 트래픽량은 총 2,838TB였지만, 11월에는 23,614TB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3G 트래픽량은 1월 20,493TB에서 19,885TB로 감소하긴 했지만, 전체 트래픽량은 23,566TB에서 43,598TB로 약 2배 가량 증가했다. 참고로 지난 2009년 11월 아이폰 국내 출시 이후와 비교하면 약 127배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LTE 트래픽량이 무섭도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3G 트래픽량이 크게 늘지 않아 전체 트래픽량이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그쳤을 뿐이지, 만약 전체 스마트폰 이용자가 LTE를 이용할 경우 이 트래픽량은 얼마나 증가할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과거 데이터 폭발의 기폭제는 이통 3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작한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였다. 이번 LG유플러스와 KT의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발표와 SK텔레콤의 뒤이어진 발표가 LTE 데이터 폭발로 이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물론 철저하게 준비했겠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무제한 데이터 경쟁에 이어 주파수 경매도?


2012년 말, 방통위는 '모바일광개토플랜 2.0'을 발표했다. 이는 증가하는 무선 데이터 트래픽량과 스마트 미디어 시대의 주파수 부족난 해소를 위해 600MHz 주파수 대역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1GHz 대역폭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뒤를 이어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올해 안에 1.8GHz 대역에서 60MHz 대역폭, 2.6GHz 대역에서 80MHz 폭을 '이동통신용 주파수 할당 추진 계획에 관한 사항'으로 의결했다.
추가로 할당하는 주파수는 군용으로 사용하던 1.8GHz 대역과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서비스 종료로 비워지는 2.6GHz 대역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주파수 할당은 오는 4월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위기다. 이번에 시행하는 LTE 무제한 데이터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는 때와 비슷하다. LTE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이후 이통 3사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자칫 주파수 할당이 이전처럼 경매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천문학적 액수가 등장할 수도 있다.


작년 8월 17일 시행됐던 800MHz와 1.8GHz의 동시오름 입찰방식 주파수 경매는 KT와 SK텔레콤이 1.8GHz 주파수를 할당 받기 위해 벌인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이어졌다. 시초가 4,455억 원으로 시작한 경매는 18일 5,437억 원, 19일 6,005억 원, 22일, 6,633억 원, 23일 7,327억 원, 24일 8,093억 원, 25일 8,941억 원을 돌파해, 26일 81회차 경매에 이르러 SK텔레콤이 써낸 9,950억 원까지 증가했다. 당시 여기서 KT가 한번 더 경매에 입찰하면 입찰가는 1조 원을 돌파하는 상황. 언론과 업계의 비판이 커진 상황에서 1조 원이 넘는 액수를 쓰기엔 부담이 너무 컸고, 결국 KT가 입찰을 포기해 SK텔레콤의 9,950억 원이 최종 낙찰가가 됐었다.
이 같은 현상이 올해 다시 벌어질지도 모른다. 내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에 다시 한번 출혈경쟁이 터질지 모른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시행 -> 데이터 폭발 -> 원활한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경쟁 -> 천문학적 경매가'라는 악순환은 이미 한번 겪었다. 이 같은 악순환은 사용자 요금 인상이라는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이통 3사의 현명한 경쟁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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