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뼈 빨리 붙인다… 서판길 울산과학기술대 교수팀 조골세포서 뼈재생 단백질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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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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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눈과 추위는 거리를 빙판으로 만들기 일쑤다. 이 때문에 자칫 방심하다 미끄러져 허리나 손목, 발목, 척추, 심지어는 고관절까지 골절돼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다친 뼈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회복되기는 하지만 완치될 때까지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부러진 뼈를 더 빨리 회복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화제다.

서판길 울산과학기술대(UNIST) 나노생명화학공학부 교수(사진)팀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 중 ‘DJ-1 단백질’이 뼈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찾아냈다고 27일 밝혔다. DJ-1 단백질은 세포 내에서 항산화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세포를 생존시킨다고 알려졌는데, 세포 밖에서의 기능은 이번에 처음 규명됐다.

일반적으로 골절상을 입으면 뼈뿐만 아니라 혈관도 함께 망가진다. 부러진 뼈의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하려면 뼈는 물론이고 혈관도 치료해야 한다. 연구팀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에서 분비되는 단백질을 모두 분석한 결과 DJ-1 단백질이 조골세포는 물론이고 혈관의 내막을 구성하는 ‘혈관내피세포’에도 작용한다는 걸 알아냈다.

DJ-1 단백질은 조골세포가 분화하는 과정에서 늘어나 뼈나 지방, 연골 등으로 분화되는 ‘중간엽 줄기세포’에 작용해 뼈 생성을 돕고, 혈관내피세포에 단독으로 작용해 혈관 생성을 유도하는 등 두 가지 기능을 함께 한다.

연구팀은 두개골이 손상된 쥐에게 4주간 DJ-1 단백질을 투여한 결과 골절 부위에서 뼈와 혈관이 빠르게 형성돼, 이 단백질을 투여하지 않은 일반 쥐에 비해 뼈 재생이 빨랐다. 또 DJ-1 단백질이 결핍된 쥐의 경우 골절된 뼈의 재생 속도가 늦어진다는 것도 발견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로 DJ-1 단백질이 뼈 재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골절이나 뼈엉성증(골다공증) 같은 뼈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의약품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19일자에 실렸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서판길#조골세포#뼈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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