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태블릿PC, 그 사이에 서 있는 윈도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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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11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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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IDC와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PC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감소했다. 이는 2분기 0.1% 감소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지난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IDC는 올해 전세계 PC 판매량이 3억 6,70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2년 연속 2% 미만의 낮은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는 올해 전세계 PC 출하량이 3억 4,870만 대로 지난해(3억 5,280만 대) 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발표했다.

PC 시장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성장해 왔다. 1990년대 데스크탑PC가 1가정 1PC 시대를 이끌며 성장했고, 이후 노트북이 보급되며 개인용 PC 시대가 열리자 노트북이 성장의 중심이 됐다. 하지만 스마트폰 열풍과 함께 태블릿PC가 등장하면서 노트북 수요는 점차 떨어지기 시작했다.

태블릿PC와 노트북은 서로 다른 형태로 공존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시장은 빠르게 모바일 시대로 변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ABI 리서치는 2016년에 태블릿PC 판매량이 노트북 판매량을 제칠 것으로 예측한 바도 있으며,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 규모 전망을 지난해 예상했던 1억 740만 대에서 1억 1710만대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PC 판매 저하와 함께 찾아온 윈텔 진영의 위기

이제 시점을 하드웨어 제품에서 소프트웨어(운영체제)로 바꿔보자. 전세계적인 PC 판매 저하는 기존 하드웨어 제조사뿐만 아니라, 이를 기반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업체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가장 큰 영향은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이하 MS)다. 과거 PC의 전성시대는 곧 MS 윈도의 전성시대와 일치한다. 사람들은 PC를 언급할 때 으레 윈도 PC를 언급한다. 그게 ‘당연’했다. 윈도 이외의 PC는 생각지도 않았다. 전세계 PC 시장에서 윈도의 점유율은 80% 이상을 차지했다. 일명 MS의 윈도와 PC 하드웨어 프로세서의 1인자 인텔의 결합을 일컬어 ‘윈텔’ 진영이라 일컬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서서히 변화는 시작됐다. 주도권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오며 애플 iOS, 구글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의 입지가 강화됐다. 그리고 ARM 계열 프로세서가 모바일 시장을 점령했다. 이 제품군은 이제 포스트PC 시대의 막을 열고 있다. 세계 최대 PC 제조사인 HP는 모바일 기기 사업에 대해 철수했다가, 재도전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모바일 시대로의 변화는 기존 PC 기업의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MS의 경우 2012년 7~9월 순이익이 44억 7,000만 달러로 지난 동기 대비 57억 4,000만 달러보다 21% 감소했다. 인텔과 IBM 등도 부진한 2012년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세계 2위 PC용 프로세서 제조사인 AMD 3분기 실적도 순손실이 1억 5,700만 달러에 이르렀다.

윈도8의 변화, 그리고 MS의 의도

MS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윈도8을 공식 출시한다. 이번 윈도8 출시를 기념해 한국MS는 25일 밤 11시부터 서울 잠실 롯데디지털파크에서 ‘미드나잇 카운트다운 파티’를 진행하다고 밝혔다. 이 행사는 온라인을 통해 참가 신청을 등록한 150명과 현장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26일 자정부터 한 시간 동안 노트북과 올인원PC, 컨버터블PC(키보드 탈착 가능) 등 윈도8을 탑재한 총 17종의 PC도 현장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행사로 열린다. 참가자를 위한 경품도 눈에 띈다. 울트라북 8대를 비롯해, Xbox 키넥트, 웨지 키보드 및 마우스,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등을 증정한다. 온라인 신청자 150명 전원에게는 윈도8 탑재 PC 10만 원 할인쿠폰과 함께 프리미엄 기프트팩도 제공할 예정. 규모가 꽤 큰 행사로 윈도8에 대한 MS의 기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윈도8은 기존 윈도와 달리 변화된 점이 눈에 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메트로UI’. MS의 모바일 운영체제 윈도폰을 쏙 빼닮은 메트로UI는 터치 입력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다. 태블릿PC용 운영체제에 어울리는 형태다. 그리고 메트로UI의 윈도8과 기존 윈도와 같은 UI를 함께 제공한다. 즉, 애플 iOS를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공유해 사용할 수 있듯이 노트북과 태블릿PC에서 윈도8을 공유해 사용할 수 있다.

이번 MS의 윈도8 발표를 전후해 윈도8 탑재 PC를 선보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내놓은 노트북 및 올인원PC를 보면 차이점은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신제품 중에는 터치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올인원PC와 화면을 떼었다 붙일 수 있는 컨버터블PC 등이 있다. 화면만 떼서 태블릿PC처럼 들고 다닐 때는 메트로UI의 윈도8로 사용하다가, 키보드에 끼워 노트북으로 사용할 때는 기존 UI의 윈도80로 바꿔 사용하면 된다. 같은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그 안에 담긴 문서파일이나 동영상, 음악 등의 데이터 및 구동 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등도 공유된다. 필요에 따라 제품을 바꿔서 사용할 수 있는 것.


물론, 유사한 제품이 이전에도 출시됐었다. 에이수스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나 에이서의 아이코니아탭 등이 컨버터블PC의 형태의 제품이다. 하지만, 에이수의 트랜스포머는 안드로이드가 탑재되어 있으며, 아이코니아탭은 (터치 입력 방식에 그리 최적화되지 않은) 윈도7이 탑재되어 있었다. 하드웨어의 변화에 소프트웨어 업체인 MS가 지원사격을 나선 셈이다.

윈도8에 쏠려있는 시선

윈도8에는 MS의 기대뿐만 아니라, 기존 PC 제조사들의 시선도 함께 쏠려있다. PC용 프로세서 제조사 인텔, AMD를 비롯해 PC 제조사 HP, 레노버,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윈도8 공식 출시일인 26일 이틀 전인 오는 24일 미디어데이행사를 열고 윈도8을 탑재한 ‘아티브’ 스마트PC 제품군을 내놓는다. 삼성전자 IT솔루션사업부는 향후 아티브를 주력제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LG전자도 26일 출시와 함께 윈도8을 탑재한 다양한 형태의 PC 제품군을 선보일 예정이며, 레노버도 같은 날 컨버터블PC를 내놓는다.

PC업계에서는 윈도8 출시를 다시 한번 재편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그간 정체기에 빠져있던 지금의 상황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MS의 스티브 발머 CEO는 “앞으로 윈도폰, 스카이프, 서버, 클라우드 등 MS의 모든 생태계가 윈도8에 맞춰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윈도8이 모두의 기대를 등에 엎고 순항에 나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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