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북에 들어온 나만의 극장, 도시바 새틀라이트 U840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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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4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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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북으로 오리지널 영화 화면 그대로 감상하세요."



도시바 '새틀라이트 U840W(이하 U840W)'의 가장 큰 특징은 영화관 스크린과 같은 길쭉한 화면이다. 화면 비율 21:9에 해상도 1,792x768. 현존하는 노트북 화면 중 시네마스코프 방식 영화의 화면 비율인 2.35:1에 가장 가깝다. 영화 원본 그대로를 완벽하게 재현하기에 '세계 최초 21:9 시네마틱 울트라북'이라는 슬로건이 붙었다.
대부분의 독특한 제품들이 그러하듯, U840W도 주류에 편입할만한 울트라북은 아니다. 소수의 영화 마니아들과 멀티태스킹이 필요한 사람들을 노린 제품이다. 도시바도 "높은 판매량보다는 시장 선도가 더 중요하다"며 제품의 특수성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본 리뷰에서는 동영상 재생 기능 위주로 살펴볼 예정이며, 게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할 때 생기는 불편함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것은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구색 맞추기용 된장찌개를 시켜놓고 맛을 운운하는 것만큼 의미없는 일이다. 노파심에서 다시 말하지만, 여러 용도로 두루 사용하기에는 기존 16:9 비율의 무난한 울트라북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낫다.


클러치백을 닮은 외관, 명품백 못지 않네



화면이 길어지니 노트북 본체도 길어질 수 밖에 없다. 마치 여성용 클러치백과 비슷하다. 울트라북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몰라볼 정도로 아름답다. 여기에 은색과 검정색의 투톤 컬러로 세련된 느낌을 더했다. 진중한 무채색 대신 비비드한 색상이라면 여성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을텐데, 그 점이 좀 아쉽다. 한 술 더 떠 루이비X이나 샤X 등 명품백 브랜드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도트무늬나 체크무늬 제품을 출시했다면? 아마 불티나게 팔렸을 것 같다.
상판 표면은 얇은 산화피막을 입히는 아노다이징 공법으로 처리했다. 내구성이 높아서 흠집이 잘 나지 않는다. 또 둥글둥글한 모서리 덕분에 한 손으로 들었을 때 착 감기는 느낌이 좋다. 상판의 검은색 부분과 바닥 전체를 고무로 코팅해서 미끄럽지 않다.


화면 크기는 14.4인치다. 가로 부분은 15인치 노트북과, 세로 부분은 12~13인치 노트북과 비슷하다. 외국 리뷰어 중 누군가가 U840W를 보고 "화면 위쪽이 잘려나간 것 같다"고 했는데, 아마 그는 15인치 노트북을 사용해왔던 것 같다. 반대로 생각하면, 13인치 노트북이 옆으로 늘어난 것 같아 보이기도 한다. 도시바의 "화면이 기존 대비 24% 가량 넓어졌다"는 주장은 13인치 노트북과의 비교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측면에는 켄싱턴 락, 유선 랜 단자, USB 3.0 단자 3개, HDMI 단자, 카드 리더기가 있다. 이정도면 풀사이즈 단자라고 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여느 14인치 울트라북이 그러하듯 ODD는 없다. DVD를 보려면 외장 ODD를 추가 장착해야 한다니, 시네마틱 울트라북이라는 슬로건이 좀 민망하게 느껴진다. 두께가 좀 두꺼워지더라도 ODD는 있어야 했다.


영화 감상에 최적화? 과장된 부분 있다



이제 U840W의 핵심인 동영상 재생을 해 볼 차례다. 도시바의 홈페이지에는 "21:9의 화면은 화면 잘림이나 레터박스(검은색 여백) 현상 없이 영상의 오리지널 그대로 완벽하게 재현, 진정한 시네마 경험을 제공한다"고 나와 있다. 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여지가 있다.


사실 16:9 화면에서 영화를 봐도 화면이 잘리지는 않는다. 위 아래로 레터박스가 생길 뿐이다. 16:9 비율의 15인치 노트북에서 영화를 보나, 21:9 비율의 14.4인치 U840W에서 영화를 보나 영상 원본 그대로 재현된다는 점은 같다. 다만 U840W에서 보면 레터박스 없이 영상이 화면에 꽉 차게 된다. 레터박스가 신경쓰였던 사람은 확실히 '진정한 시네마 경험'을 느낄 수 있겠지만, 레터박스가 있어도 개의치 않는 사람은 기존 노트북으로도 충분히 '진정한 시네마 경험'을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히려 일부 영화에는 U840W가 부적합하다. 영화의 화면 비율에는 2.35:1(시네마스코프 방식) 이외에도 1.85:1(비스타비전 방식)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시네마스코프 방식이 아닌 영화들을 U840W로 보면 레터박스가 오히려 더 커져 몰입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U840W는 시네마스코프 방식의 영화 감상에만 최적화된 울트라북이라고 불러야 한다. 다행히도 시중에 유통되는 영화 대부분은 시네마스코프 방식이긴 하다.


오디오 시스템으로는 미국의 유명 음향기기 전문 그룹인 하만카돈의 스피커를 채용했다. 따라서 별도의 외장 스피커 없이도 영화 고유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 하만카돈의 '슬립스트림(Slipstream)' 기술은 특히 중저음에 강하며, 고음에서도 선명한 해상력을 제공한다고 알려졌다.


입맛대로 화면을 나눠라, 화면분할 유틸리티




U840W의 화면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비단 동영상 재생 뿐만이 아니다. 도시바에서 기본 제공하는 화면분할 유틸리티를 사용하면 한 화면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띄우고 멀티태스킹 작업을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화면을 3개로 나누어 인스턴트메신저, 웹브라우저, 워드프로세서를 배치하면 된다.
화면분할 유틸리티는 의외로 간단한 방식이다. 유틸리티를 활성화하면 윈도 창 위에 아이콘이 나타나는데, 이 아이콘을 드래그해 할당된 영역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 결과적으로는 윈도 창의 크기를 수동으로 조절하는 것과 같지만, 일일이 조절하는 과정이 생략되니 조금 더 편리해지는 셈이다.
이 외의 사양은 다른 울트라북과 비슷하다. 인텔 3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6GB DDR3 RAM, 320GB HDD+32GB SSD, 윈도7 홈 프리미엄 64비트를 탑재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본으로 제공하는 윈도 체험지수에서도 평균적인 점수가 나왔다. 2012년 9월 기준 인터넷 최저가는 997,000원으로, 전체적인 성능을 감안하면 비싸지도 싸지도 않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괴작이냐 대작이냐, 판단은 사용자가




노트북 제조사라면 너도나도 울트라북을 내놓고 있는 이 시점에서,단순히 성능이나 사양만으로 차별화를 꾀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보면 외관부터 남다른 U840W은 보기 드물게 특별한 울트라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성능이나 가격 경쟁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비록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지는 못하겠지만 어느 누군가에게는 큰 만족을 주는 제품이 되리라 생각한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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