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년전 남극, 야자수가 울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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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기온 16도 아열대기후

남극은 과거 야자수가 자랄 정도로 따뜻한 곳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미국 일본 과학자들로 구성된 다국적 연구팀은 2일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에오세(신생대 제3기를 5개의 시기로 구분할 때 두 번째)의 초기(약 5500만∼4800만 년 전) 남극 대륙은 평균 기온이 섭씨 16도인 따뜻한 기후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남극 남동부 윌키스 랜드 연안에서 4km 떨어진 남인도양 바닥을 1km가량 뚫고 캐낸 퇴적물에서 꽃가루 화석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화석으로 당시 남극의 기후와 식물 분포를 재구성한 결과 저지대에 야자수가 우거져 있었다고 발표했다. 다소 기온이 낮은 고지대는 너도밤나무와 침엽수로 덮여 있었다. 당시 남극은 한겨울에도 섭씨 10도 이상이었고 한여름에는 섭씨 25도에 달했다.

네이처는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에오세를 거울 삼아 이산화탄소 방출량 증가에 따른 미래의 ‘온실 지구’를 예측하려는 과학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오세(약 5500만∼3800만 년 전)는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유입돼 지구 탄생 이래 온도가 높았던 시기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연구결과에서도 당시 지구 전체의 온도는 현재보다 섭씨 5도가량 높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함유량은 최소 600ppm으로 현재의 390ppm의 약 2배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기후 변화와 이산화탄소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한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대의 제임스 벤들 박사는 “우리는 지구 탄생 이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가장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남극은 얼음으로 덮여 있지만 온실효과로 에오세의 온도에 이르면 해수면이 60m가량 상승해 막대한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남극#야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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