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달에 꽂은 성조기 아직 있다고? “사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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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일 2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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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부터 1972년까지 미국이 달에 탐사선을 보낼 때마다 꽂아두었던 6개의 성조기는 지금 어떻게 됐을까?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달 정찰 선회 위성 카메라(LROC)가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5개의 성조기가 처음 꽂은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다만 1969년에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처음으로 꽂았던 성조기는 찾을 수 없었다. 당시 탐사선과 너무 가까운 장소에 꽂아서 이륙할 때 날아가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일부 과학자들은 성조기가 남아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달의 혹독한 환경 탓에 이미 넝마주이가 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이번 사진을 찍은 마크 로빈슨(Mark Robinson) 박사도 촬영 전에는 깃발을 꽂은 자취조차 발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촬영한 사진 속에는 깃발의 흔적과 그림자가 선명하게 나타났다. 40년이나 지났지만, 5개의 깃발은 건재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깃발들은 더 이상 성조기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5개의 성조기 모두 백기로 변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지구의 환경에서도 43년이 지나면 깃발의 색이 바래기 마련인데, 대기층이 없는 달에서는 그 과정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 최저 영하 173도에서 최고 121도를 오가는 환경 속에서 성조기에 새겨진 별과 줄무늬가 온전히 남아있을 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강한 자외선이 성조기의 나일론을 손상시켜서 거의 재로 변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 주장대로라면, 5개의 성조기는 깃발의 모양을 잃은 일개 막대기가 된 셈이다.

그렇다면 이 볼품없는 막대기를 두고 “성조기가 아직 꽂혀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미국 언론들의 “거친 환경과 극한의 온도도 미국의 상징을 쓰러트리지 못했다”는 표현이 조금 낯간지럽다. 차라리 처음부터 자외선에 버틸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성조기를 사용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물론 당시에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않았겠지만.

그래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 모두 조작이라는 음모론은 조금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텔레그래프 등 전세계 언론들을 중심으로 “미국이 전문 세트장에서 연출한 사진을 사용해 마치 진짜로 달에 착륙한 것처럼 꾸몄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다. 공기도 없는 달에서 깃발이 펄럭이는 것도 이상하고 수분이 없는 땅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남은 것도 의심스럽다는 것. 이에 미국항공우주국은 달 표면에 남아있는 차량의 바퀴자국을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성조기 사진 역시 미국인들의 애국심 고취용이 아니라 음모론을 잠재우기 위한 증거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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