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부족한 영양소 보충하는 기분으로… 건강기능식품을 대하는 ‘소비자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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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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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으로 맹신말고 인증마크 꼭 확인해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규모는 1조3682억 원으로 2004년에 비해 4.5배 늘어났다. ‘건강기능식품’은 동물이나 식물 등에서 추출한 성분을 캡슐이나 환으로 만든 것으로 인체대사 작용에 도움을 주는 식품이다. 약은 아니지만 약에 가까운 효능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 먹으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내게 맞는 건강기능식품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 건강기능식품, 효과 있나

상당수 의사들은 건강기능식품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맹신해 약보다 건강기능식품에 매달리는 환자들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고혈압 증상이 심해지고 있는데도 “고혈압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게 되니, 일단 건강기능식품부터 섭취해 보고 상태가 더 나빠지면 약을 먹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환자도 있다.

전문가들은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 준다는 생각으로 건강기능식품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건강기능식품이 병 자체를 치료해 준다는 생각은 버리라는 것. 마그네슘이 부족한 사람은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지방을 분해하는 영양소가 부족한 탓이다. 이때 마그네슘 영양제를 섭취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술을 많이 마시고 만성피로에 젖은 40대 남성이라면 비타민B군, 밀크시슬, 타우린을 먹으면 간의 해독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제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인증한 ‘건강기능식품’ 마크다. ‘건강보조식품’ ‘건강기능보조식품’ ‘일반건강식품’ 등 비슷한 명칭의 식품은 안전성 유효성 검사를 받지 않은 만큼 효과와 안전성을 알 수 없다.

○ 궁합 맞지 않는 영양제들


이것저것 좋다는 것을 다 챙겨 먹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다. 문제는 하나씩 먹을 때는 괜찮은데 동시에 먹으면 좋지 않은 건강기능식품이 있다는 것이다.

칼슘이 대표적이다. 칼슘은 클로렐라, 스피룰리나, 단백질 보충제와 함께 먹으면 안 된다. 소변으로 칼슘이 더 많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칼슘과 철분도 서로 신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에 같이 먹는 것이 좋지 않다. 칼슘은 식사 뒤에, 철분은 공복에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칼슘은 인과 함께 섭취하면 흡수가 잘 안 되므로 탄산음료와 함께 먹지 않아야 한다.

철분도 마찬가지다. 철분은 녹차 속 성분인 타닌과 궁합이 맞지 않는다. 흡수율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비타민 영양제를 먹을 때도 홍차나 녹차 등과 함께 먹지 않도록 한다. 맹물로 비타민 영양제를 삼키는 것이 좋다.

반대로 ‘좋은 궁합’도 있다. 오메가3지방산은 비타민E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배가된다. 오메가3지방산은 쉽게 산화하는 것이 단점인데 비타민E가 산화를 막아 주기 때문이다. 칼슘영양제를 우유와 함께 먹는 것도 흡수 효과를 높여 준다.

○ 내 몸을 망치는 건강기능식품

특정 질병이 있거나 복용하는 약이 있을 때 피해야 하는 건강기능식품도 있다.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있는 환자는 셀레늄을 먹어서는 안 된다. 셀레늄은 갑상샘 기능을 활발하게 해주는 미네랄이다. 두통과 설사가 있는 환자는 마그네슘을 먹으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오메가3지방산, 은행나무 잎 추출물, 달맞이꽃 종자유는 피를 더 묽게 만드는 만큼 뇌출혈 환자는 피해야 한다. 특히 이 세 가지 성분은 아스피린과 비슷한 역할을 하므로 아스피린을 먹고 있다면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때는 주의사항을 꼭 읽어 봐야 한다. 비타민은 반드시 밀봉해서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물론 마그네슘이나 칼슘 같은 무기질 성분은 변하지 않는다. 이 성분들을 뭉쳐서 알약으로 반죽할 때 밀가루 같은 성분을 이용하는데, 이 성분 때문에 상할 수 있다. 오메가3지방산을 비롯해 아미노산도 공기와 닿으면 변한다. 따라서 용기를 꽉 닫고 냉장실에 넣어둔 뒤 필요할 때 꺼내 먹는 것이 좋다. 한 개씩 따로 포장된 제품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도움말=이기호 차의과학대 가정의학과 교수·차움 푸드테라피센터 센터장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건강기능식품#인증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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