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 참 시원하겠네요! 물론 전 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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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6일 0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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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한 점에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 같은 찜통 더위가 다가오고 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각종 냉방기가 날개 돋친 듯 팔릴 때다. 이와 함께 기존 제품에 휴대용 선풍기를 접목한 아이디어 상품들도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무턱대고 아무 제품에나 날개를 단다고 해서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언뜻 보면 유용해 보이지만 기실 실속은 없는 아이디어 상품을 모아 봤다.

선풍기 달린 마우스? 손등은 괜찮다고요

FPS게임을 할 때마다 손에 땀이 흥건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결정적 순간에 땀으로 인해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짜증이 솟구칠뿐더러 수시로 마우스를 닦아주어야 하니 번거롭기 짝이 없다. 마우스를 잡는 손 부위에 선풍기 바람이라도 쐬면 좀 낫지 않을까?

최근 대만의 PC전문업체 써멀테이크(Thermaltake)가 선보인 게이밍 마우스 ‘블랙 엘리먼트 사이클론(Black Element Cyclone)’은 세계 최초로 소형 선풍기를 탑재한 마우스다. 마우스 앞부분에 마이크로 USB 방식의 선풍기를 장착해 손등을 시원하게 해준다. 상황에 따라 선풍기를 분리할 수도 있다. 팬이 돌아갈 때 발생하는 소음은 약 21.7dB로, 도서관에서 사용해도 문제 없을 정도로 조용하다.

그러나 선풍기의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땀이 많이 나는 부위는 손등이 아니라 손바닥이기 때문. 일부 외신에서는 컴퓨터 책상 위에 흩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치울 때나 유용하다는 혹평을 내리기도 했다.


이보다는 마우스 자체에 냉방 시스템을 탑재한 제품이 나을 수도 있다. 가령 내부에 선풍기를 탑재한 ‘옵티윈드(Optiwind)’라는 마우스는 촘촘하게 뚫린 구멍을 통해 손바닥에 바람을 직접 닿게 해준다. 다만 전반적인 성능이 너무 낮아 게임용으로 사용하기에 부족하다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겨드랑이 선풍기, ‘겨땀’보다 더 창피해

여름철에 겪을 수 있는 대표적인 굴욕 중 하나가 ‘겨땀(겨드랑이의 땀자국)’이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얼마나 많은 연예인들이 이 ‘겨땀 굴욕’으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던가.


최근 화제를 모았던 ‘겨드랑이 선풍기(제품명 무레무레 논논)’는 겨드랑이에 바람을 불어넣어 땀을 말리는 제품이다. 일본의 PC쇼핑몰 산코(Thanko)가 출시한 이 제품은 원래 온종일 구두를 신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발 선풍기’였다. 하지만, 국내에는 겨드랑이 선풍기로 소개됐다. PC의 USB포트에 꽂은 후 버튼을 누르면 33mm 길이의 튜브를 통해 시원한 바람이 전송된다.

문제는 이 튜브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면 더 민망해진다는 점이다. 발 선풍기로 사용할 때는 책상이 가려준다고 해도, 겨드랑이 선풍기로 사용할 때는 딱히 숨길 수가 없다. 정말 다한증이 심한 사람이 아니라면 그냥 서랍 속에 넣어두는 것이 좋겠다.

아이폰 선풍기, 배터리 잡아먹는 하마

아이폰을 선풍기로 쓸 수 있는 액세서리가 있다? 일본의 PC 주변기기 업체 JTT(Japan Trust Technology)가 2011년 출시한 ‘아이폰4 독 팬(iPhone 4 Dock Fan)’은 아이폰에 연결하는 소형 선풍기다. 아이폰의 내장 배터리를 전원으로 사용하며, 사용시간은 최대 6시간이다. 날개는 부드러운 우레탄 소재로 제작됐고, 각도를 90도까지 바꿀 수 있다. 아이폰 및 아이팟 터치 전 기종과 호환된다.

하지만 배터리가 부족하다. 생각 없이 선풍기 바람을 쐬다가 배터리가 방전되기라도 하면 중요한 전화를 받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것. 가뜩이나 아이폰 자체만 사용해도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과연 이 제품을 마음 놓고 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더욱 아쉬운 부분은 아이폰 충전 단자에 연결해서 사용한다는 점이다. 즉, 아이폰을 충전하거나, 이 제품을 사용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충전하면서 선풍기 바람을 쐴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라.

선풍기 달린 모자, 주목받고 싶은가

휴대용 냉방 시스템이 가장 절실한 순간은 야외에 있을 때다. 실제로 쿨러가 장착된 조끼, 물에 적셔 사용하는 썬캡, 휴대용 에어컨 등 야외 활동 시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은 무수히 많다. 그 중 대부분이 우스꽝스러운 모양새로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긴 하지만(관련기사: http://it.donga.com/plan/6283/). 선풍기 달린 모자 역시 이들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수많은 회사에서 선풍기 달린 모자를 출시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태양열을 동력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모자에는 우스꽝스러운 집열판이 붙어 있을 수 밖에 없다. 선풍기 날개만으로도 충분히 특이한데 거기에 집열판까지 더해지니, 어딜 가든 사람들의 주목을 끌게 된다.

일본 산코가 출시한 2012년 신제품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집열판을 챙 속으로 넣었고, 선풍기와 모자의 색깔을 같은 색으로 통일시켰다. 멀리서 본다면 눈에 잘 띄지 않는 편이다. 체면을 중시하는 성인보다는 더위에 약한 어린이들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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