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지금 먹는 약과 건강기능식품, 궁합 따져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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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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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는 글루코사민-이뇨제 복용 환자는 알로에 등
건강기능식품, 의약품과 같이 복용할 땐 부작용 주의 필요

《주부 이경화 씨(45)는 식탁 한쪽의 건강기능식품을 볼 때마다 머리가 어지럽다. 고혈압에 좋다는 오메가3, 무릎 연골에 좋다는 글루코사민, 신진대사에 좋다는 비타민 제품, 변비 치료에 좋다는 알로에…. 수많은 제품이 쌓여가지만 가족에게 무엇을 먼저 먹게 하거나 치워야 할지 알 수 없다.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자의 증가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1조 원대였다. 시장의 규모에 비해 소비자가 알아야 할 정보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틈을 타 건강기능식품업체는 제품의 밝은 면만 선전하고 어두운 면을 가리려고 한다. 무엇에 좋다는 식의 정보 못지않게 무엇에 주의해야 한다는 정보가 소비자에게 필요한 이유다.》

○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혼동 말아야

건강기능식품은 일상생활에서 결핍되기 쉬운 영양소나 인체에 유용한 기능을 가진 원료로 만든 식품이다. 적지 않은 소비자가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오해한다.

건강기능식품은 포장만 보면 의약품과 비슷하지만 엄연히 식품이다. 질병의 예방 및 치료 효능이 있는 의약품과 다르다.

서울아산병원의 김영식 교수(가정의학과)는 “건강기능식품을 너무 믿고 적절한 약물요법을 받지 않은 결과 질환이 더 악화되는 환자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반대로 건강기능식품을 단순한 식품으로 생각하고 무턱대고 먹다가 이미 복용 중인 치료제와 궁합이 맞지 않아 부작용을 키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건강기능식품 선택에 앞서 나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무엇인지, 어떤 식품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는 건강기능식품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의약품과 같이 복용할 때는 더욱 그렇다.


○ 자연식 먹으면 건강기능식품 필요 없어

오메가3는 최근 들어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만성질환자에게 각광받는 성분 중 하나다. 등푸른 생선에 많은 EPA와 DHA, 오메가3 지방산을 많이 섭취하면 심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환자군에 오메가3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심근경색증을 한 번 이상 경험한 사람이 오메가3 지방산을 꾸준히 복용하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연구는 오메가3 지방산을 거의 먹지 않는 사람과 주 1회 정도 먹는 사람을 비교한 결과다. 주 1∼2회 이상 생선을 섭취하는 사람은 질병 예방을 위해 오메가3 지방산 함유 건강식품을 따로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일상 식생활에서 생선을 통해 섭취해도 충분하다.

오메가3를 선택할 때는 첨가물에 주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제품은 대구의 간을 갈아 만드는데 추출과정에서 건강에 해로운 물질이 섞일 수 있다. 미국에선 오메가3 제조업체가 해로운 물질에 대한 경고문을 붙이지 않아 소비자 소송에 걸린 적이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연어 같은 등푸른 생선을 먹는 것이 제일 안전하다”고 말한다.

관절에 좋다는 글루코사민은 핵심 원료 자체가 당 성분이다. 의학계에서 찬반 논란이 있긴 하지만 당뇨병 환자가 복용하면 혈당을 올릴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글루코사민을 섭취할 때는 의사와 반드시 상담하고 혈당 변화를 점검해야 한다.

이뇨제를 복용중인 환자가 알로에를 함께 복용하면 체내 칼륨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혈액응고 저해제를 복용 중인 환자가 비타민K, 클로렐라가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면 약효가 떨어질 수 있다.

종합비타민제도 조심해야 한다. 폐렴 위장염 요로감염 후에는 퀴놀론계 항생제를 복용한다. 이때 마그네슘 아연 철 칼슘 망간이 들어간 종합비타민을 함께 복용하면 항생제 약효가 줄어든다.

○ 틈새 상품 선보이는 제약사

건강기능식품의 부작용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제약사들이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만성질환자가 의약품을 복용하는 것 같은 효과를 거두면서 건강기능식품의 결함을 보완하는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바이엘 코리아는 ‘바이엘 아스피린 프로텍트’라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기능이 있어 혈액순환 장애를 개선하고 뇌중풍과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쓰인다. 일반의약품으로 처방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는 심근경색이나 뇌중풍을 일으켰거나 관상동맥 수술을 받은 환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환자에게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권장한다.

중외제약은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베지글루코사민 브이캅셀’을 내놓았다. 회사 관계자는 “위장장애 가슴쓰림 등 동물성 글루코사민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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