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冬至), 팥죽 한 그릇에 담긴 의미


12월 22일은 24절기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지(冬至)이다. 동지가 지난 다음날부터는 밤이 점점 짧아지며 낮이 길어지게 되는데, 태양 즉 양기(陽氣)가 다시 움튼다 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로 여기기도 했다. 오늘날 “동지팥죽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도 이에 기인한 것이다.

팥죽, 악귀를 쫓고 건강을 다지는 의미
흔히 동지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이 있다. 팥죽은 팥을 고아 죽을 쑤고 여기에 찹쌀로 빚은 새알심을 넣어 만든다. 팥죽을 끓이면 먼저 사당에 올려 고사를 지내고 집안 곳곳의 방, 장독대, 헛간 등에 두었다.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벽에 뿌리기도 했다.

붉은 팥이 양기(陽氣)의 색을 띤다 하여 집안의 ‘음귀(陰鬼)’나 잡귀를 쫓는 데 효험이 있다고 믿은 탓이다. 우리가 이사를 하거나 개업할 때 수수팥떡을 나눠 먹는 이유도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아이누리한의원 서초점 황만기 원장은 “팥은 성질이 평(平)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중화(中和), 해독(解毒) 하는 효능이 있으며, 몸 안에 들어온 사기(邪氣), 독(毒)을 쉽게 배출하도록 해준다. 우리 몸의 나쁜 기운을 없앤다는 점에서 질병을 예방하고 몸을 보(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작은 설’ 즉 나름 한해의 시작이라고 여겼던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는 것은, 악귀를 물리치고 건강을 소원했던 의미라 볼 수 있다.

겨울 추위를 이겨내려면 아이 속부터 따뜻하게
동지가 지나면 아이들은 겨울방학에 들어가고 내년 1월말까지는 소한(小寒), 대한(大寒)의 추위와 맞서야 한다. 한의학에서 볼 때 겨울은 저장의 계절이다. 식물은 잎을 떨어뜨려 밖으로 나가는 기운을 막고 ‘씨’ 안에 생명의 에너지를 저장한다. 동물은 활동량을 최대한 줄여 추운 겨울을 견뎌낸다. 우리 몸의 기운도 안으로 응집되면서 활동량이 줄어든다.

겨울동안 어떤 섭생(攝生)을 하느냐에 따라 잔병치레 없이 겨울을 나고 건강한 봄을 맞이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되는데, 황만기 원장은 “아이의 속을 따뜻하게 보하는 것”을 우선으로 꼽는다. 이것은 무조건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추위를 거뜬히 이겨낼 수 있도록 속을 단단하게 보(補)하라는 의미이다.

속을 따뜻하게 보하려면 우선 섭취하는 음식물에 유념한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보충해주는 인삼차나 뜨거운 성질로 몸 안에서 열을 내게 하는 생강차를 옅게 끓여 자주 준다. 파, 양파, 연근, 밤, 꿀, 단호박 등은 소화기계통의 기능을 좋게 하면서 기혈을 흐름을 편안케 하는 기능이 있다.

생활습관과 활동량 역시 중요하다. 추위를 피한다고 집 안에서 감싸 키우다보면 아이 몸 자체적으로 열을 생산하고 발산하는 대사기능이 저하되어 오히려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허약하고 추위 많이 타는 아이, 겨울 보약 필요
하지만 워낙 허약 체질이라서 추위를 많이 타고 겨울방학 내내 잔병에 시달리는 아이도 있다. 아이누리한의원 황만기 원장은 “허약한 아이들은 대사기능이 다른 아이들보다 떨어지고 몸속의 열 생산과 발산이 적어져 같은 추위도 다른 아이들보다 강하게 느낀다.

이런 아이들의 경우 만성적으로 면역력도 떨어져 잔병치레가 많고, 식욕도 없는 편”이라고 설명한다. 이런 경우 생활습관이나 운동, 음식 등으로 이루어지는 섭생만으로는 건강한 겨울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때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기력을 북돋우면서 허약한 오장육부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는 겨울보약 또한 생각해본다.

기력 강화와 냉체질 개선을 위해 인삼, 건강, 계지 등 혈류 순환을 돕고 몸에 따뜻한 기운을 넣어주는 약재를 이용한 처방을 활용한다. 특히 소화기를 튼튼히 해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약재들은 꾸준히 복용할 경우 만성적인 식욕부진, 성장부진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해 줄 수 있다.

동지에 먹는 팥죽 한 그릇에 한해의 건강을 기원했듯, 겨울은 성장의 계절인 봄에 대비해 기력을 보충해두는 시기이다. 아이가 추위를 이겨내면서 잔병치레 없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도움말: 아이누리한의원 서초점 황만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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