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의약]바이오·항암 등 세계 무대에서 인정하는 국산 신약 개발 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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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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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치료제·성장호르몬제 등 미국·유럽서 임상 실시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 글로벌 임상 전진기지 역할 톡톡

《한미약품은 정부의 지속적인 약값 인하 정책으로 제약업체들의 이익률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올해 3분기(7∼9월)까지 매출의 14%인 538억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국내 제약기업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글로벌 신약 개발’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과감한 투자에 나섰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한미약품 측은 현재 진행 중인 바이오 및 항암 분야 11건의 신약 과제 중 5건에 대한 임상시험을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진행하며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손지웅 한미약품 연구개발(R&D) 본부장(부사장)은 “국내 제약기업의 규모를 감안할 때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다”며 “개발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R&D 전략을 짠 것은 세계무대에서 통하는 국산 신약을 개발하겠다는 의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자체 개발에 성공한 기반기술, ‘랩스커버리(LAPSCOVERY)’는 해외 임상이 활발한 바이오 신약 과제의 근간이라 평할 수 있다. 바이오 의약품의 단점이 약효 지속기간이 짧다는 점이었는데 지속기간을 매일 투입에서 최대 월 1회 투입까지 늘려주는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이 기술을 기반으로 약효 지속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당뇨병 치료제, 성장호르몬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C형 간염 치료제 등 바이오 신약 임상을 미국, 유럽에서 실시하고 있다. 월 1회 투약하는 당뇨병 치료제로 세계 최초 개발 중인 ‘LAPS-Exendin4’는 유럽에서 환자 대상 임상을 마치고 미국에서 올 12월 임상 2상에 돌입한다.


또 한 번 투여하면 2주 이상 약효가 지속되는 성장호르몬 제품, ‘LAPS-hGH’는 동유럽 8개국에서 성장호르몬결핍증을 앓는 성인환자 6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을 16개 의료기관에서 최근 시작했다. 이 임상시험을 위해 한미약품은 9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임상 참여 의료기관 관계자 43명이 참석한 가운데 ‘LAPS-hGH 글로벌 연구자 미팅’을 개최하기도 했다. 또 호중구감소층치료제인 ‘LASP-GCSF’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을 완료했으며, C형 간염 치료제인 ‘LAPS-INFα’는 유럽 임상 1상을 마무리하면서 2상 진입을 준비하는 단계다.

한편 미국의 연구개발 제약사인 카이넥스사와 공동으로 혈액암, 전립샘암 등을 타깃으로 개발 중인 ‘KX01’에 대해서는 최근 임상 2상을 미국과 홍콩 등에서 공동 진행하고 있다. ‘KX01’은 암세포 대사와 성장의 핵심인 SRC 키나아제와 프리튜뷸린(pre-tubulin)을 동시에 억제하는 혁신신약이다. 이 제품이 본격 출시될 경우 한국과 중국에서만 연간 15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한미약품 측은 내다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R&D 네트워크,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도 글로벌 임상의 전진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8년 10월부터 가동에 들어간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는 출범 초기 30여 명이던 연구 인력을 현재 110명 수준으로 크게 늘렸다. 연구원의 60%가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선양(瀋陽)대 등 중국 명문대학 출신이며 87%가 석·박사 학위 소지자일 정도로 우수인력이다.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는 현재 한국 한미약품연구센터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비롯해 중국 내 다른 연구기관들과의 협력연구를 통해 R&D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 현지 법인인 ‘베이징 한미’ 역시 2010년 매출액의 7.2%인 3417만 위안을 R&D에 투입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인 해외임상과 베이징한미약품연구센터와의 R&D 네트워크 등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한 R&D 노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준비 중인 신약들을 2015년 이후부터 매년 한 두 품목씩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도록 회사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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