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태풍경보…中 ‘스타크’팬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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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8일 07시 00분


태풍의 영향으로 6일 중국 상하이 세기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한은행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이 취소된 가운데 많은 중국 팬들이 펜스 바깥을 메우고 한국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상하이|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ke76) dionys@donga.com
태풍의 영향으로 6일 중국 상하이 세기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한은행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이 취소된 가운데 많은 중국 팬들이 펜스 바깥을 메우고 한국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상하이|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ke76) dionys@donga.com
市, 만일에 대비 프로리그 결승 취소
대만 등 해외팬들 아쉽게 발길 돌려
e스포츠협회 “빠른 시일 내 일정발표”


“아쉽네요. 대만에서 이 경기를 보러 상하이까지 왔는데….”

6일 중국 상하이 세기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한은행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전이 태풍 ‘무이파’로 인해 취소됐다.

기다렸던 중국 팬들은 아쉬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상하이 시정부는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기 진행을 불허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관계자들이 시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했으나 워낙 입장이 확고해 경기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리그 결승 뿐 아니라 당일 상하이의 모든 야외 행사가 취소됐다.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결승이 우천으로 취소된 것은 2003년 에버프로리그 결승전 이후 처음이다. 김철학 한국e스포츠협회 사무국장은 “어제 상하이 시정부에서 태풍경보를 발령했다. 저장성에서는 20만 명을 대피시켰다고 한다. 행사속개는 불가능한 상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하이 결승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아쉽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승전을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날 세기광장에는 수많은 중국 e스포츠 팬들이 몰렸다. 경기장 주위 펜스에는 한글로 만든 응원 피켓을 들고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등장하기를 고대하는 팬들로 가득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상하이 뿐 아니라 중국 각 지역은 물론 대만 등 해외에서 원정을 오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경기 취소를 알리는 장내 사회자의 발표가 나오자 일부 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기장을 찾은 중국인 만 씨는 “태풍으로 경기가 취소돼 매우 아쉽다. 언제 다시 결승 경기를 여는지 매우 궁금하고 다음에도 중국에서 열린다면 꼭 다시 찾을 것이다. 다른 지역에 사는 지인은 숙소까지 빌려가며 이번 경기를 보러왔다. 세기광장보다 더 큰 규모의 경기장이라도 가득 채울 수 있을 것이다”며 한국e스포츠에 대한 중국 팬들의 애정을 전했다.

멀리 대만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는 진 씨도 “김택용 선수를 좋아해 이번 경기를 보러왔다. 경기가 취소돼 아쉽다. 번외 경기라도 보고 싶다”고 했다. 광장에 모인 팬들은 행사 취소 발표가 있은 후에도 혹여 한국 프로게이머들이 모습을 드러낼지 모른다며 자리를 계속 지켰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긴급 대비 위원회를 만들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결승 장소와 일정을 조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하이|김명근 기자 (트위터 @kimyke76)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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