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0년만에 첫 TV광고… 개인투자자 “나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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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3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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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광고 시작했다며, 나 떨고있니?”
하이닉스에 투자한 한 네티즌이 주식 카페에 올린 글이다. 무슨 연유가 있기에 그럴까?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대기업들이 꾸준히 TV 광고를 집행하고 있지만 애시당초 광고를 하지 않던 기업이 광고를 하면 의혹을 사기 마련이다.

‘대체 무슨 의심이 많아서 그러냐’고 할지 모르지만 주식 투자자들에겐 고정관념이 하나 있다.

속설이기는 하지만 대기업이 TV CF를 하는 것은 남은 악재를 서둘러 덮고 마지막 시세 분출을 ‘먹고 튀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물론 모든 대기업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7년 10월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잘 나갈때 승승장구하던 모 대기업이 안하던 TV CF까지 했었다. 기업 이미지 제고라는 명목으로…. 하지만 공교롭게도 2008년 10월 금융위기를 맞으며 그 대기업은 문어발식 확장 경영에 분식 회계까지 휘말리며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렇듯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들에게 대기업의 TV CF는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니다.

하이닉스반도체가 사명을 바꾸고 10년만에 하는 첫 TV 광고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나 일부 하이닉스에 투자한 개인들이 주식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이들의 주장이 낯설지만은 않다. “M&A를 준비중인 회사가 매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나서 해도 될 광고를 굳이 지금부터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하이닉스는 현재 M&A를 준비중이다. 지난 8일 SKT와 STX그룹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 이전에 효성이 도전했다가 특혜 시비로 무마됐고, 현대중공업이 꾸준히 시도하다 최근에서야 포기했다. 그리고 LG는 기업의 의지와 상관없이 항상 인수 기업 1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하이닉스를 인수하고자 마음 먹은 기업들의 주가는 여지없이 하락했다. 효성은 10만 원대의 주가가 6만 원대로 급락하며 엄청난 곤욕을 치뤘고, 현대중공업도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는 날도 반대방향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이들은 공식 포기를 선언하며 재상승하기도 했다. 현재 SKT도 외국인들의 주도하에 5일째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STX도 마찬가지다.

‘오래가고 좋은 회사’. 이번 하이닉스 TV 광고의 주제다.

증권가의 전문가들은 말한다. “오랫동안 끌어온 하이닉스 M&A가 거의 성사단계에 와 있다. 그동안은 기업들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실패했다면 지금은 기업 가치로 보나 하이닉스의 성장성을 보나 매각 성공의 여부가 눈 앞에 있다”고.

개인 투자자들은 유독 하이닉스를 좋아한다. 그동안의 투자 통계가 그렇다. 그렇다보니 관심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번 TV CF를 두고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주식 고정관념’에 의한 일부에 불과하고 기대감이 많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일부 네티즌들은 “하이닉스는 전세계 반도체 치킨 게임에서도 살아남은 세계 2위 기업이다”면서 “물론 매각 절차가 오래 진행됐고 그러면서 많은 악재를 뿌리기도 했지만 기업 가치로 보면 여타 다른 기업과 차원이 다르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과연 이번 하이닉스의 CF가 정말 소나무처럼 오래가고 좋은 회사로 남을지, ‘주식의 안좋은 역사는 그대로 닮아간다’는 명제대로 흐를지 지켜볼 일이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김동석 기자 @kimg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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