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만 되면… “목이 붓고 깔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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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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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날씨, 인두 점막에도 영향
감기와 비슷… 내시경검사 받아야

봄만 되면 목이 쉽게 붓는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피곤 탓으로 돌리거나 초기 감기 증상쯤으로 여기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음식을 제대로 못 먹고 말을 제대로 못할 수도 있다.

박일석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건조한 봄에는 구강과 인두의 점막이 함께 건조해져 보호 및 면역 작용을 하는 침이 마른다. 이때 봄에 기승을 부리는 꽃가루, 황사, 미세먼지의 자극을 받거나 낮과 밤의 기온 차로 감기에 걸리면 목이 붓거나 깔깔한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목이 붓고 깔깔한 느낌이 나거나 목소리가 쉬었을 때 단순 감기라 생각하고 방치하면 곤란하다. 다른 목 질환일 수 있으므로 후두내시경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런 증세가 대부분 편도염과 후두염, 꽃가루나 황사에 의한 인후두 자극, 식습관의 서구화로 인한 역류성 인후두염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봄에 건조한 공기로 쉽게 걸리는 감기는 급성편도염이다. 특히 어린이는 편도가 어른에 비해 커서 급성편도염에 자주 걸린다. 증세는 열이 나고 식욕이 떨어지거나 침을 삼키기 곤란해진다. 편도염이 심해지면 성대와 이를 둘러싼 후두에 염증이 발생해 후두염으로 이어진다. 발성기관인 후두에 이상이 생겼으므로 바람이 새는 듯한 거친 목소리가 나온다.

인후두가 약해진 상태에서 큰 목소리로 대화를 하는 등 목을 심하게 쓰면 성대결절이 생긴다. 성대결절은 성대에 좁쌀만 한 혹이 생기는 질환으로 성대가 부어올랐다가 가라앉지 않고 그대로 굳어진 상태. 이때 항히스타민제가 들어간 감기약을 먹으면 목과 성대가 말라서 증상이 더 나빠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봄철에 왕성해진 식욕을 참지 못하고 음식을 한꺼번에 많이 먹는 사람은 역류성 인후두염을 조심해야 한다. 위장에 있는 위산이나 음식물이 거꾸로 올라와 목을 자극해 염증을 일으킨다. 평소 목이 쉽게 쉬고 기침을 많이 하고 목 안에 무엇인가 들어 있는 느낌을 받는다면 이 질환에 걸렸는지 의심해야 한다. 이 병은 천식이나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목이 갑자기 아플 때 가장 쉽고 중요한 치료법은 쉬는 것이다. 소리를 지르거나 무리해서 목을 많이 쓰지 않아야 한다. 입을 깨끗하게 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인후두 보호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습관적으로 헛기침을 하거나 가래를 뱉으면 목에 안 좋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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