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유어트 영국과학기술시설위원회(STFC) 미래전략기획실장은 대규모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연구개발단지는 (정치가 아닌) ‘과학기술 기반’ 위에 지어져야 합니다. 좋은 연구자가 좋은 연구 성과를 내야만 이것을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캐서린 유어트 영국과학기술시설위원회(STFC) 미래전략기획실장은 17일 영국대사관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은 대규모 연구개발단지 입지 선정과 관련해 논쟁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연구 인력과 연구 성과가 풍부한 대학 주변에 연구개발단지를 조성하는 데 이견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TFC는 대형 연구개발시설을 관리하고 연구단지를 조성해 기초과학 연구를 지원하는 정부 산하 연구기관이다.
실제로 영국의 연구개발단지는 옥스퍼드대나 케임브리지대 같은 유수의 대학을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유어트 실장은 “STFC 같은 별도 연구기관이 대학과 주변 기업들의 연구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며 “이것을 바탕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기초 설비 투자를 하기 때문에 지역 간 분쟁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어트 실장은 “오래전부터 산업단지가 자발적으로 형성된 영국의 사례를 연구개발단지를 새롭게 조성하려는 한국의 사례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면서도 “결국 중요한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고 연구자들의 연구 역량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TFC는 앞으로 옥스퍼드 주와 체셔 주에 국립과학혁신캠퍼스를 조성해 바이오제약 연구와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유어트 실장은 “한국에도 대전이나 포항 같은 지역에 우수한 대학과 연구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공동연구를 통해 효율적으로 연구 성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양국의 기업들이 협력해서 상업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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