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파란 거미줄’ 하지정맥류… 꼭 끼는 옷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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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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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정맥류는 혈관이 피부 표면으로 도드라지는 질환이다. 다리가 붓고 저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푸른 혈관이 튀어나온다.
하지정맥류는 혈관이 피부 표면으로 도드라지는 질환이다. 다리가 붓고 저리는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푸른 혈관이 튀어나온다.
겨울철 젊은 여성들의 패션 필수품이 된 레깅스와 부츠. 하지만 이들 패션 아이템은 하체의 혈액순환을 방해해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핏줄이 파랗게 비치고 심하면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르는 질환으로 정맥 판막이 손상돼 다리의 피가 핏줄에 고일 때 발생한다. 50대 여성 환자가 가장 많지만 최근에는 보정속옷, 스키니진, 레깅스, 부츠 등을 착용하는 젊은 여성들의 상담이 늘어나고 있다.

○ 심하면 손가락 굵기까지 커져


정맥류는 정맥이 확장되고 판막이 망가지면서 핏줄이 비치고 피부 위로 돌출되는 질병이다. 식도에 발생하는 식도정맥류, 남성의 고환에 생기는 정계정맥류 등이 있다. 항문에 생기는 정맥류가 치질이다.

하지정맥류는 파란 실핏줄이 다리에 드러나거나 흉하게 튀어나오는 증상을 보인다. 대개 처음엔 거미줄 모양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냉면의 면발 크기에서 우동 면발 크기, 손가락 굵기로 커진다. 보통 종아리부터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위로 올라가고 사타구니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정맥류는 특히 여성에게 빈번하다. 여성은 월경과 임신, 출산 등으로 호르몬 변화가 심해 혈관이 약해지기 쉽다. 유전성도 강해 환자의 30%는 부모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은 경우다.

이 질병에 걸리면 다리가 피곤하고 무겁고 아프다. 자주 다리가 저리고 경련과 부종이 일어난다. 방치하면 피부 궤양과 혈전 같은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

○ 잠복기가 길어 조기 진단 중요

연세SK병원 정맥류클리닉의 심영기 원장은 “정맥류는 생긴 지 5년은 지나야 환자가 알게 되고 일단 생기면 점점 심해져 치료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심 원장은 “1년에 한 번 정도 초음파로 혈류검사를 하면 초기 잠복기 때 정맥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하지 않고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신는 것만으로도 부기와 통증을 개선할 수 있다. 유전요인도 있는 만큼 정맥류를 앓던 부모들이 자녀에게 일찍 검사를 권하는 경우가 늘어 요즘에는 10대도 병원을 많이 찾는다.

악화되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직경 1, 2mm의 정맥류를 치료할 때는 늘어난 혈관에 경화제를 주사한다. 망가진 혈관이 굳어졌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흡수된다. 굵은 혈관의 경우에는 레이저광선으로 혈관을 태워 없앤다.

직경 4mm 이상의 정맥류를 치료할 때는 냉동수술 요법도 이용된다. 늘어진 혈관을 순간적으로 얼려 없애는 방식이다. 직경 3mm 정도의 쇠막대기를 냉동기계와 연결한 뒤 혈관에 집어넣고 영하 80도까지 온도를 낮추면 쇠막대기에 혈관이 달라 붙어 나온다. 따뜻한 손을 얼음에 댔을 때 손이 달라붙는 원리와 같다. 냉동수술 요법은 신경손상률이 0.1%이고 재발이 거의 없다는 게 의료계의 임상시험 결과다.

○ 발목운동-종아리 스트레칭 효과


정맥류를 예방하려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 희명병원 일반외과 백광재 진료과장은 “학교 교사, 백화점 판매원, 스튜어디스 등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정맥류의 발병률이 높지만 최근에는 꼭 끼는 옷을 자주 입는 20, 30대 여성들도 자주 병원을 찾는다”고 말했다.

의료용 압박 스타킹도 조이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발목 종아리 허벅지 등 신체 각 부분에 가해지는 압력이 다른 데 비해 스키니진이나 부츠는 그 압력이 비슷하기 때문에 정맥류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부득이 스키니진을 입거나 딱 달라붙는 부츠를 신었을 경우에는 집에 돌아와 다리 부위를 충분히 주물러 주고 보조의자에 다리를 올려놓아 다리 쪽에 몰린 체액을 분산시켜 주도록 한다.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에는 틈틈이 발목 회전운동과 종아리 스트레칭을 해줘 피가 다리에 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몸을 조이는 옷이나 신발을 착용했을 때는 피가 잘 통하지 않는 만큼 다리를 꼬고 앉지 말아야 한다.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은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잘 때는 발 아래 베개를 놓아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하는 게 좋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 하지정맥류 예방법 ::

○ 장시간 서 있는 것을 피하되 어렵다면 혈액순환을 위해 다리에 힘을 주었다가 빼는 동작을 반복한다.
○ 다리를 꼬고 앉지 않는다.
○ 오랫동안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는 틈틈이 발목 회전운동과 종아리 스트레칭을 한다. 오래 걸었거나 운동을 한 뒤에는 찬물로 다리를 씻는다.
○ 잘 때는 발 아래에 베개나 쿠션을 받쳐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한다.
○ 몸을 꽉 죄는 옷이나 신발은 피한다.
○ 섬유소가 많은 야채나 과일을 먹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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