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뻐근하고 눈은 침침… 스마트폰 증후군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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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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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스마트폰을 빼놓지 못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1월 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는 722만 명. 업계는 올해 2분기(4∼6월) 안에 사용자가 1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온 세상을 손안에 쥔 것 같다. 하지만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 때문에 건강 지표가 낮아질 수도 있다. 스마트폰 사용으로 생길 수 있는 건강 문제와 이에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 과도한 고개 숙임→거북목증후군

눈높이보다 낮은 스마트폰의 작은 액정에 집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점점 고개를 숙인다. 마치 그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목은 거북의 목처럼 구부러져 있다.

이 경우 목은 지탱하는 무게를 견디지 못해 정상적인 목뼈의 C자 모양을 잃고 일(一)자 형태로 변형된다. 일자 목이 되면 피로를 쉽게 느끼며 어깨와 등에도 통증이 찾아와 심하면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이를 받쳐주는 어깨 근육 역시 긴장돼 항상 어깨가 무겁고 뻐근해진다. 이 증상이 오래되면 경직된 근육 때문에 만성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

목 스트레스를 줄이려면 스마트폰을 가슴 높이 이상으로 들고 눈과의 거리도 30cm 이상 둔다. 게임이나 인터넷을 하느라 무심코 같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데, 똑같은 자세를 10분 이상 지속하지 않도록 수시로 자세를 바꾼다.

○ 현란한 자판 터치→손가락 손목 통증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들을 보면 기성세대는 감히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현란한 자판 터치 실력을 보인다. 이러한 손가락 놀림은 손가락과 손목에 엄청난 무리를 줘 손목터널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증후군은 손목이나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해 팔에서 손으로 가는 신경이 손목의 인대에 눌려 손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질환이다. 심하면 통증이 목과 어깨까지 이어지고, 물건을 쥐다가 떨어뜨리는 일도 발생한다. 원래는 설거지와 반복적인 집안일로 손목과 손을 많이 사용하는 주부에게 잦은 병인데 최근엔 컴퓨터, 스마트폰 등의 과도한 사용으로 중장년 남성, 청소년에서도 느는 추세. 특히 키패드 간 경계가 없는 스마트폰은 손끝으로만 터치하는 과정에서 일반 휴대전화에 비해 손목에 무리가 더 간다. 손목, 손가락에 통증이 느껴지면 사용을 중단하고 손목을 가볍게 주무르거나 손을 가볍게 털어준다. 또 따뜻한 물에 손을 담가 5∼10분 주먹을 쥐었다가 펴기를 반복하면 통증이 완화된다. 스마트폰을 의식적으로 가볍게 쥐고 한 손가락만 사용하는 것은 피한다.

○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 집중력→눈 건조증 유발

작은 스마트폰 액정을 보면서 게임, 동영상 시청 등을 할 때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대단한 집중력 같지만 눈 건강엔 최악이다. 장시간 화면을 보면 눈 깜박임이 줄면서 눈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1분에 20∼30회 눈을 깜빡이지만 스마트폰을 지속적으로 들여다보면 눈꺼풀 깜빡이는 횟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 눈이 쉽게 건조해진다. 특히 흔들리는 차 안이나 강렬한 햇빛이 비치는 야외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화면에 눈을 가까이 갖다대는데 이것도 피해야 한다. 눈의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시력이 떨어지는 수정체 조절 장애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되도록 화면을 오랜 시간 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의식적으로 자주 먼 곳을 바라보거나 눈을 깜박이도록 한다. 즉, 20분 화면을 본 뒤 20초는 휴식시간을 갖고 6∼7m 이상 먼 곳을 바라본다.

충분한 수분 섭취를 위해 하루 8∼10컵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무의식적으로 화면에 눈을 가까이 대는 것을 막기 위해 글씨 크기를 키우는 것도 한 방법.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화면 밝기를 조정하고 빛이 직접적으로 비치면 눈이 부시므로 빛의 방향에도 신경 쓴다.

○ 신문 대신 스마트폰→항문 질환

요즘 화장실에 갈 때 신문 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가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무심코 변기에 앉아 이것저것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배변 시간이 늘어난다. 변기에 오래 앉아 있으면 피가 항문으로 몰려서 혈관이 늘어난다. 이것이 자주 반복되면 늘어난 혈관이 터지거나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아 항문 밖으로 나온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우선 화장실에 갈 때 가급적 스마트폰을 들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불가능하다면 의식적으로 10분 안에 배변을 끝내고 나와야 한다.

(도움말=최민규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태임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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