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설많은 탈모치료 오해와 진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6일 06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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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탈모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2005년 500만명 수준이던 탈모인구가 2010년 현재 1000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젊은 탈모인구의 증가세는 더욱 두드러지는데, 지난해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30대 탈모인구는 2001년 3만5255명에서 2008년 4만5291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하지만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잘못된 탈모치료법이 넘쳐나면서 경제적, 심적 피해를 보는 탈모 환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적절한 탈모 치료를 방해할 수도 있는 처방도 상당수인 만큼 무조건 신뢰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충고한다.

요즘 성행하는 탈모치료에 대한 잘못된 속설을 짚어본다.

●블랙푸드로 탈모를 치료한다?=탈모 환자들이 치료를 생각할 때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게 음식이다. 실제 검은콩이나 검은깨 등 이른바 블랙푸드가 탈모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탈모 환자들도 상당수라고 한 전문의는 귀띔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의들의 견해는 다르다. 검은콩과 검은깨의 경우 단백질과 항산화성분이 풍부한 건강식품이고 여성호르몬이 함유된 콩, 두부, 야채 등과 같은 식품은 남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어느 정도의 탈모 예방효과를 가져 올 수는 있지만, 이들 식품만으로 이미 진행된 남성탈모를 치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까지 임상시험이나 역학조사를 통해 탈모 치료효과를 의학적으로 입증한 식품은 없었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오히려 한가지 식품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영양불균형을 가져옴으로써 오히려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느냐보다 다양한 음식, 여러 가지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모발을 관리하는데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두피를 자극하면 발모가 촉진된다?=탈모환자 중에는 두피를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촉진돼 발모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빗으로 머리를 쉼 없이 두드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뾰족한 빗이나 손톱 등으로 두피를 두드릴 경우 약한 두피에 상처가 나 염증이 발생할 수 있고 두피를 딱딱하게 만들어 오히려 탈모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게 전문의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두피 마사지는 머리를 감을 때 손끝 지문부분으로 부드럽게 눌러주는 정도면 충분하다. 탈모치료와 함께 두피관리를 받고 싶다면 의료진을 찾아 자신의 두피 상태를 먼저 확인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탈모 전용샴푸가 도움이 될까?=탈모환자들이 늘면서 탈모 방지 효과를 강조한 기능성 샴푸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신의 두피 상태에 맞는 샴푸를 사용해 두피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탈모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실제 피지분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지루성피부염에 의한 탈모의 경우 샴푸만 바꿔도 증상이 완화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남성 탈모는 유전적 원인으로 발생하는 피부과 질환이어서, 기능성 샴푸만으로 탈모 치료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이다.

때문에 어떤 샴푸를 사용하느냐보다는 머리를 자주 감고 깨끗이 말려 두피를 청결히 유지하는 게 탈모치료에 더 중요하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머리를 감고 두피를 잘 말리지 않을 경우 두피에 각질이나 염증이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탈모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남성 탈모의 경우 의학적인 치료를 시작해도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는 지나야 어느 정도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 때문에 환자들 중에는 치료 효과에 의심을 가지고 의학적 치료를 포기, 당장 머리를 나게 해준다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다가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남성탈모는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만큼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전문가들은 탈모 다이어리를 시작해보라고 권한다. 최근에는 탈모에 대한 의학적 정보와 함께 자신의 탈모증상을 사진으로 확인하고 매일의 치료일지를 간단히 기록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전용 탈모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돼 있다.

●탈모치료제는 괜찮을까?=탈모카페 등을 보면 탈모치료제에 대한 부작용을 걱정하며 의학적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떠도는 탈모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정보 중에는 의학적 근거가 없거나 과장된 내용이 많다는 게 관련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대표적인 탈모치료제로는 먹는 형태의 피나스테리드 제제와 바르는 약 미녹시딜제제를 꼽을 수 있다. 이들 제품은 출시된 지 10년 이상으로, 장기간 복용자들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받았다는 장점이 있다.

경희대학교 동서신의학병원 피부과 심우영 교수는 "탈모가 부끄럽다는 생각에 인터넷에 떠도는 속설에만 의지하고 민간요법을 고수하다가는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탈모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도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고, 효과와 부작용 등이 공개된 의약품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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