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선’ 성장 메커니즘 국내서 첫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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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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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호 포스텍 교수 “자기 몸 녹이며 자라”… 사이언스지 게재

자신의 몸 일부를 녹여 키를 키우는 나노선(線)을 국내 연구자가 처음 발견했다. 오상호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사진)는 산화알루미늄(투명 사파이어) 나노선이 성장할 때 나노선 단면인 육각형 모서리 일부가 먼저 자란 뒤 이 부분이 다시 녹아 새로운 한 층이 쌓이는 방식으로 나노선이 성장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22일자에 소개됐다.

나노선은 지름이 몇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인 가느다란 실(섬유)로 반도체 메모리소자의 집적도를 높이거나 정보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트랜지스터 등에 사용된다.

지금껏 나노선 성장은 종이가 쌓이듯 한 층씩 쌓이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오 교수는 1.2A(옹스트롬·1옹스트롬은 100억분의 1m)으로 분해능이 매우 높은 투과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원자 수준에서 산화알루미늄 나노선의 성장을 실시간으로 관측한 결과 나노선이 스스로 모서리 일부를 녹여 한 층을 쌓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식으로 나노선 한 층이 쌓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16초였다. 오 교수는 “나노선이 이런 기이한 성장 방식을 택한 이유는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의 소비를 최소로 줄였기 때문”이라면서 “나노선 한 층을 구성하는 원자 입장에서는 똑똑한 방법을 선택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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