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다리 쭉 뻗고 주무세요!” 뻗정다리, 맞춤형 인공관절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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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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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정렬 축 정확히 계측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여성용·고굴곡 인공관절 이용한 인공관절치환술, 환자 특성과 체형에 맞는 맞춤형 치료 가능해

“세월이 야속해∼.”

최근 방영된 한 TV 광고에 나오는 대사다. 늘어나는 주름살, 빠지는 머리카락, 떨어지는 시력…. 나이가 들면 겪어야 하는 현상이다. 여기저기 아픈 곳까지 늘면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겪는 괴로움은 배가 된다.

“다리가 쑤시고 아파서 5분도 채 못 걸어요. 밤엔 잠도 잘 못자요.”

최정심 씨(66·여)는 심한 다리 통증을 나이 탓으로 생각하고 참았다. 최 씨가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퇴행성관절염’이 한참 진행된 상황이었다. 이때는 닳은 관절 대신 새로운 관절을 넣어주는 ‘인공관절치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마취의 부담감, 다리를 구부릴 수 없거나 통증이 더 심해질지도 모른다는 수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최근 ‘내비게이션’, ‘여성용 인공관절’, ‘고굴곡 인공관절’을 이용해 환자들을 치료하는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를 통해 최신 시술법을 살펴보자. 연세사랑병원 자체 집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이곳에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수술 후 삶의 질 변화’를 설문조사한 결과 94.1%가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인공관절도 맞춤형 치료 시대!

“병원을 찾는 환자 가운데 85%가 여성이에요. 문제는 그동안 여성 환자에게 맞춰진 인공관절이 없었다는 사실이죠.”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권세광 부원장은 여성 환자의 인공관절치환술에서 남성용 인공관절이 사용돼 간혹 통증을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여성의 무릎은 남성에 비해 크기가 작고 뼈의 두께도 차이가 난다. 반대로 골반은 넓다는 특징이 있다.

권 부원장은 “몇 년 전부터 여성용 인공관절이 개발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면서 “관절의 크기 또한 다양해 환자 체형에 적합한 인공관절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굴곡 인공관절이 주목받는 것도 이런 맥락. 권 부원장은 “고굴곡 인공관절은 무릎 구부림의 각도가 더 자유롭도록 디자인된 제품”이라면서 “기존 인공관절의 굴곡이 125도 안팎인 것에 비해 고굴곡 인공관절은 140도 이상이라 좌식생활을 많이 하는 한국인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고굴곡 인공관절은 130도 이상의 무릎 구부림이 필요한 양반다리나 무릎 꿇는 자세를 가능하게 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권 부원장은 덧붙였다. 권 부원장은 “인공관절을 선택할 때는 환자의 생활습관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면서 “직업은 물론 종교까지 미리 파악한 뒤 수술을 한다”고 말했다.

○정확하고 정교한 내비게이션 수술

“인공관절수술의 핵심은 인공관절의 위치, 뼈와 인대의 균형, 다리의 축을 정확하게 맞추는 데 있어요. 축이 3도 이상 어긋나면 인공관절의 수명이 짧아질 수도 있죠.”

연세사랑병원 인공관절센터 최유왕 과장은 인공관절치환술은 정확하고 정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리가 잘 굽혀지지 않는 이른바 ‘뻗정다리’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최근 연세사랑병원이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도입해 활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흔히 차량에 이용되는 위치추적시스템(GPS) 원리를 응용했다. 컴퓨터에 연결된 투시 카메라가 환자의 다리정렬 축 및 관절 면을 정확하게 계측해 절단면과 교정각을 컴퓨터 모니터상으로 알려주는 것. 최 과장은 “기존에 X선 촬영이나 의사의 경험에 의존해 수술하던 방식보다 무릎의 움직임이 원활해지고 인공관절의 수명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의사의 숙련된 노하우와 경험도 중요하다. 제품화된 인공관절을 무릎 모양에 맞춰 넣으려면 환자의 무릎 뼈를 다듬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관절, 평생 관리에 달렸다

2009년 연세사랑병원이 내원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연령대가 점점 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 평균 65세였던 것에 비해 2009년에는 60세로 더 낮아진 것.

권 부원장은 “최근 스포츠 등 활동적인 생활을 즐기는 40, 50대가 많다”면서 “이로 인해 관절연골이 일부 손상된 ‘중년관절염’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럴 땐 관절연골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권 부원장은 “내비게이션을 이용한 ‘부분치환술’이나 휜 다리를 교정하는 ‘절골술’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퇴행성관절염은 당뇨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관리하고 예방해야 하는 질환”이라면서 “수술 후에도 회복 속도를 앞당기고 인공관절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재활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사랑병원은 2009년 재활전문센터를 설립해 수술환자의 재활을 돕는 재활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거리 또는 시간상 제약으로 병원 방문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방문재활치료도 시행하고 있다. 재활전문가를 통해 재활운동법을 배우고 수술 후 경과를 관리 받는 등 밀착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연세사랑병원은 밝혔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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