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2차 발사]10년 같았던 10개월 “오늘은 꼭 웃을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9일 03시 00분


항우연 연구원 3인

“오늘은 꼭 웃을 겁니다.”

준비는 끝났다. 나로호 발사를 책임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원들은 지난해 1차 발사 실패 후 고통과 후회, 긴장과 불안의 288일을 온몸으로 견뎌냈다. 이주진 원장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했다”면서 “모자라는 2%는 정성으로 채우려 한다”고 말했다.

장영순 항우연 발사체구조팀장은 작년 9월부터 주말에 제대로 쉬지 못했다. 휴가는 꿈도 못 꿨다. 페어링(위성보호 덮개)을 개발한 책임자로서 1차 발사 실패의 책임이 장 팀장의 마음을 짓눌렀다. 그간 페어링 부품만 400차례 시험했다. 장 팀장은 “나로호가 한 번 실패했다고 우리가 쌓아 놓은 기술까지 한꺼번에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동료의 말에 자신감을 얻었다”면서 “이번 발사를 1년 뒤에 분명히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추억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승협 추진기관체계팀장은 “나로호 2단의 고체엔진이 내뿜는 화염 아래로 아름답게 빛나던 지구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임무는 나로호 2단에 사용되는 고체 킥모터 개발. 오 팀장은 “1차 발사에서 고체 킥모터가 제대로 작동했지만 그렇다고 이번에도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나로호 비행 동영상에 찍힌 아름다운 지구를 이번에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나로호가 땅을 박차고 하늘로 솟구치는 순간부터 이효근 기술관리팀장은 나로호를 쫓는 눈이 된다. 실제로 우리 눈에 나로호가 보이는 시간은 불과 10여 초. 성냥개비처럼 작아진 나로호는 이내 점이 돼 시야에서 사라진다. 나로우주센터의 추적레이더는 나로호 이륙 순간부터 나로호의 비행 궤적을 발사통제동에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이 팀장은 “1차 발사 때 페어링 한쪽이 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도 나로호의 신호는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모두 전송된 만큼 기술에서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고흥=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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