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9일 03시 00분


의료소송부터 의료컨설팅까지…의료전문 종합 로펌 ‘세승’, 의료법률연구소 개설로 전문성 키워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속 용의자 검거 장면에서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사다. 범죄 용의자에게도 변호사를 선임해 자신을 옹호할 권리를 주겠다는 뜻이다.

이런 익숙한 장면을 통해 흔히 변호사는 재판에서 피고나 원고를 변론해주는 역할로 인식됐다. 하지만 변호사는 재판에서의 변론뿐만 아니라 법률 상담 및 자문, 기업 고문 등 법률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업무를 수행한다. 분야마다 특화된 전문 변호사도 있다. 건설법, 환경법, 특허법 등 특정 영역에서 집중적으로 활동함으로써 전문성을 높인 것.

최근 사회 전반에 걸친 전문화, 차별화 추세에 맞춰 전문 변호사의 영역은 더욱 확대되고 세분화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의료전문 변호사’다. 국내 의료 산업이 미래 산업으로 급부상하면서 그 필요성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10년차 의료전문 변호사인 김선욱 변호사에게 의료전문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 의료법이 관여하는 모든 영역에서 활동해

지금까지 의료전문 변호사는 의료분쟁을 조정하고 환자 또는 병원 측을 대변하는 역할 정도로만 알려졌다. 의료전문 변호사는 의료 소송, 분쟁에 관여할 뿐 아니라 의료 산업의 법률적인 부분을 모두 담당한다.

김 변호사는 “의료전문 변호사의 업무 영역은 병원을 하나의 기업으로 봤을 때 병원과 관련된 모든 소송과 병원의 의료 경영 컨설팅 전반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와의 의료분쟁은 물론 보험공단과의 분쟁, 의사 면허 자격 정지 등의 의료법 관련 형사, 행정사건을 담당한다. 의료법이 적용되는 부분이면 병원의 내부 인테리어까지도 자문범위에 해당한다. 병원의 규모 확장, 병원경영지원(MSO), 네트워크 사업, 인수합병(M&A) 등의 과정에서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업무 등은 의료 경영 컨설팅 분야다.

김 변호사는 “병원협회나 의사회 등 의료정책이 관여하는 협회 및 기관의 자문도 맡는다”면서 “법무법인 세승은 현재 약 60곳의 병원, 의료 관련 협회, 기관 및 헬스케어 관련 회사의 자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양한 곳의 자문과 사건을 꾸준히 맡으면 법조계와 의료계의 정책, 실무 변화 등 최신 동향과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이는 승소율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덧붙였다.

○ 의료전문 변호사로만 구성된 의료전문 종합 로펌

의료분쟁으로 인한 의료소송건수는 한 해 1000건이 넘는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의료소송건수는 1116건이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새로운 의료전문 로펌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의료전담팀을 별도로 신설하는 로펌도 생겨났다.

김 변호사 역시 대외법률사무소를 세승으로 전환하면서 의료전문 변호사를 두 배 이상 영입했다. 그 중에는 의사 출신 변호사도 포함됐다. 실무직원 가운데 대학병원에서 임상 경험을 쌓은 간호사도 3명 있다.

김 변호사는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경영, 정책, 소송 3가지 분야로 나뉜 ‘의료법률연구소’를 개설했다”면서 “연구소를 통해 의료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고 의료 사건을 연구해 승소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세승은 병원 확장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법적 사고를 막고 전문가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대한중소병원협회와 공동으로 ‘병원 성장 전략과 M&A’라는 주제로 의료 경영 세미나를 개최했다.

○ 매주 의사 초청해 스터디 열어

김 변호사는 국내 30명 안팎의 의료전문 변호사 중 하나. 특히 ‘발로 뛰는 변호사’로도 유명하다. 병원은 물론이고 경찰서, 보건소 심지어는 영안실과 부검 현장까지 참관하는 그의 모습에서 나온 말이다. 정보 수집 및 조사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현장 검증 차원에서다.

매주 실제 맡고 있는 의료 사건에 대해 의사를 초청해 사건 회의도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판단과 과학적 증명을 위해 정형외과, 성형외과 등 각 과의 의사로 구성된 외부 자문단의 컨설팅도 받는다.

부설기관인 ‘의료사고 상담소’도 운영 중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 상담 서비스는 물론 의료 소송, 판례 등의 정보를 카테고리별로 나눠 제공하고 있다.

※김선욱 변호사는

올해 초 의료전문 종합 로펌인 ‘법무법인 세승(世丞)’을 창립했다. 세승은 2002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연 개인 의료전문 로펌 대외법률사무소를 확대, 발전시킨 법무법인. 창립 이래 지금까지 1200건에 이르는 의료민사를 비롯한 의료형사와 의료행정 소송을 맡았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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