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탑을 대체할만한 100만 원대 노트북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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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6일 1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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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에이서(Acer), 델(Dell), 레노버(Lenovo), 도시바(Toshiba), 아수스(ASUS), 애플(Apple) 등 지금 말한 기업들은 국외에서 인기 있는 PC 제조사들이다. 이 기업들은 전 세계 PC 판매량 10위(2009년) 안에 들어가지만, 국내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삼성과 LG, TG삼보 등의 국내 PC 제조사 판매량이 이들 국외 제조사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이 현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국내에서는 삼성, LG 같은 국내 PC 제조사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다. 그리고 PC 같은 IT 제품은 고장이 났을 때의 A/S 처리가 중요한데 국내 PC 제조사는 이러한 A/S망이 잘 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글로벌 기업의 입장에서 볼 때, 국내 총 시장규모가 작은 만큼 큰 메리트가 없다고 느끼는 듯하다. 레노버를 예로 들면 이렇다. 레노버는 아시아 판매 순위 1위의 업체인데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기업 입장에서 13억 인구의 중국과 5천만 인구의 대한민국 중 어느 쪽에 더 집중할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외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며 선택할 수 있는 정책은 그리 많지 않다. 전국적인 A/S망과 대리점 확보, 더 많은 홍보를 하더라도 투자 자금에 비해 상대적인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 그래서 국내에 진출한 국외 기업 대부분은 국내 제조 PC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을 판매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주변의 PC를 잘 아는 사람에게 가격이 싸고 성능이 좋은 브랜드 PC를 골라달라고 하면, 국외 기업의 제품을 추천해 줄 때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실제 PC나 노트북을 구매하려는 사람도 이러한 점은 알아두면 좋다. 아무래도 고가에 속하는 제품은 그 선택 조건 중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흔히들 말하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고 할 수도 있다. 같은 가격이라도 높은 성능의 제품을 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을 잘 알아보는 것이 좋다.

자, 만약 당신에게 100만 원이 있고 데스크탑 PC 대신 사용할 노트북을 구한다면 어떨까? 2010년 3월 현재 직접 구할 수 있는 제품 중 나름대로 사용할만한 제품을 국내 PC 제조사와 국외 글로벌 PC 제조사별로 비교해보면서 알아보자. 선정 기준은 ‘3D 온라인 게임 가능, 고화질 동영상 재생 가능, 15인치 이상의 넓은 LCD 탑재’에 두고 노트북을 비교해보았다.

◎ 삼성전자 센스 NT-R520-PS32S

인텔 코어2 듀오 T6500(2.1GHz) / 2.55kg / 보증기간 1년 / 윈도 7 홈 프리미엄 / 15.6인치(16:9) / 1,366x768 / ATi 라데온 모빌리티 HD4330 / HDD 250GB / DDR2 2GB

데스크탑 PC 대용으로 사용할만한 100만 원대 삼성전자 노트북은 센스 NT-R520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다만, 코어2 듀오 T6500 + 그래픽 ATi 라데온 HD4330의 조합이니 그리 원활한 엔터테인먼트 성능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만약 3D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면 아이온이나 C9 등의 게임은 많이 버거울 듯. 메모리 2GB와 250GB의 하드 용량도 그리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다.

◎ LG전자 XNOTE P510-KP78K

인텔 코어2 듀오 P7350(2.0GHz) / 2.3kg / 보증기간 1년 / 윈도 비스타 홈 프리미엄 / 15.4인치(16:10) / 1,440x900 / 엔비디아 지포스 G 105M / 250GB / DDR3 2GB

삼성전자 센스 NT-R520과 비슷하다. CPU 성능이 조금 높긴 하나, 지포스 G 105M의 그래픽 칩셋으로는 그리 높은 3D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어렵다.

◎ TG삼보 에버라텍 TS-508 J97-L6NH

인텔 코어2 듀오 T6600(2.2GHz) / 2.53kg / 보증기간 1년 / 윈도7 홈 프리미엄 / 15.4인치(16:9) / 1,366x768 / ATi 라데온 모빌리티 HD4570 / HDD 500GB / DDR2 4GB

국내 제조사의 제품 중에서는 가장 조건에 알맞아 보인다. CPU 성능이 약간 낮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ATi 라데온 모빌리티 HD4570 그래픽 칩셋이라면 웬만한 3D 온라인게임 정도는 실행 가능하다. 메모리 4GB와 500GB의 하드 용량이라면 노트북치고는 꽤 많다고 볼 수 있다.

◎ 레노버 씽크패드 SL510 2847-3MK

인텔 코어2 듀오 T6670(2.2GHz) / 2.88kg / 보증 기간 1년 / 윈도 7 홈 프리미엄 / 15.6인치(16:9) / 1,366x768 / ATi 라데온 모빌리티 HD4570 / HDD 320GB / DDR3 4GB

국외 기업인 레노버의 제품은 국내 제조사에 비해 확실히 성능이 높다. 이 외에도 HDMI, e-SATA, D-SUB의 외부 출력 포트가 있고 익스프레스 카드와 멀티카드리더기 등의 다양한 I/O 포트가 탑재되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 다만, 국내 제조사에 비해 많지 않은 A/S 지점망과 거의 3kg에 달하는 무게는 단점이 될 수 있다.

◎ 아수스 K50AD-SX008V

AMD 튜리온 II 울트라 M600(2.4GHz) / 2.6kg / 보증기간 2년(월드 워런티) / 윈도7 홈 프리미엄 64비트 / 15.6인치(16:9) / 1,366x768 / ATi 라데온 모빌리티 HD4570 / HDD 500GB / DDR2 4GB

넷북인 Eee PC 시리즈로 국내에 많이 알려진 아수스사의 신제품이다. 특징이라면 64비트 운영체계를 탑재해 메모리 용량 4GB를 손실 없이 사용할 수 있고, 빠른 처리 속도를 보여준다는 점. 인텔 CPU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은 비슷한 최신 AMD CPU를 탑재해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다. 500GB의 하드 용량 역시 노트북치고는 꽤 많다. A/S 지점은 서울 용산에만 있어 불편할 수 있지만, 보증 기간이 2년으로 소개한 제품 중 가장 길고 아수스 제품이 판매 중인 세계 59개국 어디에서도 A/S가 가능하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풀 사이즈 키보드에 숫자 키패드까지 있다는 것도 장점.

국내 기업 3개사의 제품과 글로벌 기업 2개사의 제품을 비교해 보면, 가격 대비 성능은 확실히 글로벌 기업이 높다고 할 수 있다(국내 제조사 3개사의 가격은 2010년 3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100만 원에 가깝지만 글로벌 기업인 아수스 제품의 경우 채 90만 원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품 구매 후 관리상의 문제는 국내 제품이 더 편하다. 국내 기업의 제품 A/S 지점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전국에 걸쳐 있으며, 대부분 빠르게 처리된다(그렇다고 글로벌 기업 제품의 A/S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국내 제조사의 A/S에 비해 시간이 조금 더 오래 걸릴 뿐). 글로벌 제조사와 국내 제조사의 가격차이는 여기서 발생한다. 노트북이라는 고가의 IT 제품에 있어서 A/S의 보증기간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성능은 우수한 글로벌 기업의 제품이냐, 가격은 높지만 제품에 문제가 발생할 때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국내 제조사의 제품이냐의 선택은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단정짓기는 쉽지 않다. 자, 노트북이 필요한 당신에게 100만 원이 주어졌다면, 어떠한 제품을 선택하겠는가?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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