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척추 척척박사들의 척추이야기/임신했는데 허리 아프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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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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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하면 임신했을 때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요?”

젊은 여성 디스크 환자들이 수술 상담을 하며 많이 하는 질문이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수술 안 하면 임신했을 때 더 많이 아프고 힘들지 않을까요?”라고 되묻고 싶어진다.

이미 발병한 디스크를 치료하지 않은 채 임신을 하면 기존 디스크의 고통에 임신에 의한 고통까지 더해질 수밖에 없다.

임신을 하면 체중이 급격히 늘어난다. 체중이 1kg 증가할 때마다 척추에는 5kg 정도의 하중이 가해진다. 개인차는 있지만 임신부의 체중은 10kg 이상 증가한다. 척추에 무리가 따르는 이유다.

배가 불러올수록 요추는 더 휘어진다. 복부비만이 심한 환자들처럼 요추의 만곡이 심해지는 것. 대개 임산부의 과반수가 임신 중 요통을 경험한다.

여기에 기존 디스크질환이 있었던 여성이라면 고통은 더 커진다. 이미 손상을 입은 디스크에 계속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또 통증에 운동량이 적어지다 보니 근육과 인대 등 주변 조직도 약해진다.

디스크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현미경과 내시경 등을 이용하는 미세침습수술은 수술이 간단한 데다 회복기간도 짧다. 수술 후 임신을 하는 데 지장을 주지도 않는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가 임신 후 통증이 심해졌을 때는 수술을 고려해 봄 직하다. 통증이 심해 보행이 불가능한 경우, 다리 등에 감각이 사라지면서 마비 증상이 생긴 경우라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골반과 다리 등 한쪽으로만 통증이 심하고 마비가 온 경우도 마찬가지다. 임신 중기 이후에는 수술해도 태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다.

임신 말기에는 출산이 수월하도록 자궁과 골반 등을 열어주는 호르몬이 계속 분비돼 관절 마디들을 이완시키는데 이 과정에서도 뻐근함 등의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출산 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정상적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뒤에도 허리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연상 21세기병원 병원장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권용일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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