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인공관절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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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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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찰 적은 세라믹재질… 150도까지 구부렸다 폈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평균 20년. 인공관절 삽입수술은 55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은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사진제공 정동병원
인공관절의 수명은 평균 20년. 인공관절 삽입수술은 55세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등은 무릎 관절에 부담을 주는 자세는 피해야 한다. 사진제공 정동병원
《“이 지긋지긋한 통증이 다시 찾아오다니….”
10년 전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받은 윤차옥 씨(65·여).
무릎이 욱신욱신 아파오기 시작해 고민 끝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은 물론 혼자 앉았다 일어나기도 힘들다.
병원을 찾은 윤 씨는 인공관절이 마모돼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나이가 들면 연골이 닳고 연골을 둘러싼 관절도 함께 손상된다.
결국 뼈끼리 부딪히면서 통증이 생긴다.
뼈의 특정 부위만 많이 닳게 되면 다리가 심하게 휜다.
이런 퇴행성관절염의 유일한 치료법은 인공관절 삽입술이다.
손상된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해 주는 것이다.》

재료-시술법 눈부신 발전… 로봇수술로 오차 제로 육박
재수술, 첫 수술보다 뼈손상등 부작용 위험 커져
고령화-뼈엉성증 환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인공관절 재료, 수술법 10년간 크게 발전

인공관절의 재료와 수술 방법은 최근 10년 새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전에는 코발트 크룸과 몰리브덴을 합금한 재료나 티타늄 인공관절을 많이 사용했다. 최근에는 지르코늄이라는 신소재를 이용한 세라믹 인공관절을 많이 사용한다. 세라믹을 소재로 쓰면 인공관절의 표면이 매끄러워 연골과의 마찰이 적다. 또한 최신 인공관절은 좌식 생활이 많은 한국의 특성에 맞춰 구부렸다 폈다 할 수 있는 각도가 140∼150도까지 늘어났다. 기존에는 각도가 90도에 불과해 일상 생활이 불편했다.

로봇이나 내비게이션을 이용해 좀 더 정교한 수술을 할 수 있다. 로봇 수술은 먼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해 수술 부위를 측정한 뒤 시뮬레이션 결과를 컴퓨터에 입력한다. 몇 번의 가상 수술을 한 후 로봇이 직접 관절 부위로 들어가 인공관절이 삽입될 부위를 시뮬레이션 결과대로 깎아낸다. 마지막으로 의사는 그 부위에 인공관절을 끼우면 된다. 로봇 수술은 모든 과정이 컴퓨터로 계측된 시뮬레이션 결과대로 진행되기 때문에 오차가 0.5mm 이하로 정확도가 높다.

내비게이션 수술은 컴퓨터에 연결된 투시 카메라를 통해 수술이 필요한 부위와 관절의 면적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환자의 본래 관절이 있던 자리에 딱 맞게 인공관절을 삽입할 수 있다. 이런 최첨단 의료장비를 사용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재수술 발생 비율을 낮췄다.

|인공관절 수명은 평균 20년

관절이 닳아 삽입한 인공관절의 평균 수명은 20년. 인공관절도 닳는다는 얘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3∼2007년 인공관절 수술은 2만4451건에서 45만9173건으로 101.1%나 증가했다. 인공관절 삽입은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관절·척추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쪼그려 앉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기, 무릎 꿇기 등 관절에 해로운 동작은 피해야 한다”며 특히 “체중이 늘지 않도록 해 무릎 관절에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술 후 초기 3∼6개월은 수술 부위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걷는 연습을 하고 다리를 구부리고 펴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회복기에 느끼는 통증을 핑계로 재활훈련을 게을리 하면 관절의 운동범위가 굳어져 점점 더 걷기 어려워진다.

정기 검사도 중요하다. 인공관절 이식 부위에 감염은 없는지, 인공관절이 제 기능을 수행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더라도 3개월, 6개월, 또는 1년마다 정기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등산, 테니스처럼 무릎에 충격을 주는 운동은 피한다. 수영, 자전거타기, 아쿠아로빅, 물속 걷기 같은 근력강화 운동이 좋다.

|인공관절 마모 심해지면 재수술 고려해야

인공관절은 △인공관절이 20년이 지나 사용기한이 끝난 경우 △환자에게 맞지 않는 인공관절을 사용해 수술이 잘못된 경우 △쪼그려 앉는 등 관리를 소홀히 한 경우 △세균 감염으로 뼈가 손상된 경우 빨리 닳는다.

인공관절 삽입 재수술은 마모된 인공관절을 제거하고 새로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그러나 마모된 인공관절을 제거할 때는 자칫 뼈의 손상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재수술 후에는 피부나 혈관 등에 염증이 생겨 서로 들러붙는 유착이 첫 번째 수술 때보다 심해진다. 이러면 관절 운동의 범위가 줄어드는데 특히 무릎이 심하다.

인공관절도 영구하지 않다는 것을 고려해 인공관절 수술은 55세 이후에 할 것을 권한다. 또한 고령자, 뼈엉성증(골다공증) 환자인 경우라면 자칫 인공관절 주변에 골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재수술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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