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비만! 약도 실패, 단식도 실패. 최후의 선택은?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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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밴드술, 위 절제 없어 합병증 적고 회복 빨라…전 세계 50만 건 이상 수술 돼 안전성 입증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에요.”

유경애 씨(가명·32·여)의 말이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평범할 수 없게 한 것일까?

그녀의 키는 161cm, 몸무게는 101kg, 비만도를 체크하는 체질량지수(BMI)는 41. 고도비만 환자로 분류된다.

유 씨는 어릴 적부터 쭉 ‘우량아’였다. 학창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날씬해진다’는 어른들의 얘기를 믿었다. 성인이 된 뒤에는 수십 번 다이어트에 실패하며 ‘요요 현상’을 거듭했다. 자포자기 상태에 이르자 순식간에 몸무게가 늘었다. 체중이 늘면서 자괴감도 깊어졌다.

이런 현실은 비단 유 씨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고도비만 환자 대부분이 느끼는 사회적인 위축과 열등감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들 중 많은 수가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으로 빠져드는 악순환을 겪는다.

2007년 성균관대 의대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체 한국인 중 3.1%가 고도비만이다.

2005년 1.7%에서 2년 사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육식과 인스턴트 음식의 섭취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를 볼 때 고도비만 인구는 더욱 늘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클리닉 365mc 고도비만수술센터 조민영 소장을 만나 고도비만의 효과적인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365mc 고도비만수술센터는 비만클리닉인 ‘365mc’가 영양 및 체형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설립한 고도비만 전문센터. 이 센터는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했던 고도비만 수술을 개원의가로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며 ‘고도비만 원스톱 치료 시스템’을 구축해 주목받고 있다.

○ 고도비만 치료의 마지막 보루

고도비만 환자들에게 시행하는 치료법 중 치료 후 환자들이 가장 만족하는 것은 수술로 위를 축소시키는 방법이다. 특히 수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약물 등 각종 내과 치료도 받았지만 반복되는 요요 현상으로 치료에 실패했을 때 이런 치료법이 시도된다. 조 소장은 “요요 현상이 되풀이되면 지방세포 자체가 변해 세포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커지고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이 단계에서는 환자의 의지로 살을 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위축소술 중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수술법은 위밴드술이다. 위의 윗부분을 밴드로 묶어 위를 축소시키는 방법.

위밴드술은 전신마취 후 배 안으로 삽입하는 복강내시경을 이용해 시술한다. 배의 3, 4곳을 0.5∼1cm 정도 절개해 밴드를 삽입하고 위의 윗부분을 감싼 뒤 묶어주는 방식이다. 밴드 끝에 연결된 동그란 장치는 배 속 피하지방 바로 아래에 넣어 수술 후 밴드의 조이는 강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밴드를 풀어주면 음식이 내려가는 길이 넓어지고 조이면 길이 좁아지는 과정을 통해 환자가 포만감과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는 원리다. 식사량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다.

○ 위밴드술, 합병증은 줄이고 체중 감량은 빠르게

1979년 처음 개발된 위밴드술은 2009년 5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50만 건 이상이 시술될 만큼 안전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위의 70∼80%를 자른 뒤 남은 위를 소장과 연결하는 위우회술이나 위의 대부분을 잘라 위를 가늘게 만드는 위소매절제술 등에 비하면 수술이 간단하다.

가장 큰 장점으로는 위나 장을 절제하지 않아 회복이 빠르고 수술로 인한 합병증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밴드를 풀고 조이는 과정을 환자의 상태에 맞춰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다른 수술법에 비해 체중감량 속도도 빠른 편. 또 식이습관이 안정되고 적정단계까지 체중이 감량돼 그 기간이 오래 지속되면 밴드를 제거할 수도 있다.

조 소장은 “위밴드술은 밴드를 풀고 조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단점으로 꼽히지만 효과가 빠르고 수술법이 안전해 환자들이 선호한다”고 말했다.

○ 수술 후 관리가 치료 성패의 핵심

고도비만 수술은 수술 후 관리에 따라 치료의 성패가 결정된다. 수술 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피부가 탄력을 잃고 처지거나 근육이 손실될 수 있다. 또 갑자기 줄어든 식사량 때문에 영양실조를 겪기도 한다.

365mc 고도비만수술센터에서는 고도비만 수술 환자용으로 만든 단백질 파우더를 제공해 환자들의 근육 손실을 막고 영양관리를 돕는다. 수술 전 검사부터 수술, 수술 후 관리까지 모두 센터 안에서 이뤄져 환자의 불편도 줄었다. 또 일반 사진이 아닌 3차원(3D) 입체영상 촬영을 통해 수술 전후의 변화를 면밀히 비교하고 부위별 사이즈 변화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달 초에는 고도비만수술센터를 기존 1개 층에서 2개 층으로 확장해 2개이던 수술실과 4개이던 회복실을 각각 4개, 8개로 늘렸다.

미국과 캐나다 국적 외국인 환자들의 방문도 두드러진다. 자국에 비해 2분의 1에서 3분의 1에 이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비슷한 수준의 수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외국 환자들의 수술 문의가 월 20∼30건에 이를 정도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다고 센터는 밝혔다.

※본 기사는 의료전문 신헌준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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