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은 ‘간의 날’이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전체 암 사망자 중 세 번째(남성 2위, 여성 4위)로 많은 암으로 매년 1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 시간당 1명꼴로 사망하는 것. 간암 5년 생존율은 15.3%로 전체 암 5년 생존율 52.2%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간암은 상당 정도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병원을 찾을 때쯤이면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암은 치료보다 조기진단이, 조기진단보다는 예방이 중요한 질병이다.》 간 70% 손상돼야 통증 무력감은 기능저하 신호 40세이상 가족력-간경변 6개월마다 초음파 검사
백신
한광협 대한간암연구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간암클리닉 팀장)이 지난 5년간 간암전문클리닉을 찾은 간암 환자 1471명의 임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평균 연령은 57세였고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많았다.
간암 원인의 72%는 B형간염, 10.3%는 C형간염 때문이었다. 간암의 82.3%가 만성 바이러스성 간질환에서 비롯된 것. B형간염은 A형간염과 달리 술잔 돌리기, 가벼운 키스, 재채기, 기침처럼 구강을 통해서 전파되지 않는다. 주로 혈액, 체액, 감염된 사람과의 성적 접촉으로 감염된다.
따라서 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B형간염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국가에서 신생아 대상 예방접종을 실시한 이후 태어난 20세 미만은 B형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다.
금주
6개월 이상 간염이 지속되는 만성 B형간염은 생활에 큰 불편함이 없어 관리와 치료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간이 70% 이상 손상돼야 복수가 차고 통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특별한 완치 방법은 없다. 일단 만성 B형간염 판정을 받으면 혈액 검사, 초음파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고 바이러스 증식을 막는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술은 반드시 끊어야 한다. 소금과 인스턴트식품 섭취는 삼가고 체중도 조절해야 한다. 피로감이나 무력감이 심해지면 간 기능이 떨어진 신호일 수 있다. 약도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의사의 처방 없이 간에 좋다는 약을 먹는 경우가 있는데 간에 무리를 주게 된다.
정기검진
한광협 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간암클리닉을 찾은 환자 가운데 수술 등으로 치료가 가능한 초기 병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36.5%, 이미 암이 많이 진행돼 적극적 치료가 어려운 병기에 해당하는 환자는 63.5%였다. 수술이 어려운 환자는 암에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동맥을 막고 화학물질을 넣어 암세포를 죽이는 ‘간동맥 색전술(塞栓術)’ 치료를 받게 되는데 수술 후 평균 수명은 아직 2년 6개월을 넘지 못한다. 반면 조기진단으로 수술이나 부분적으로 종양을 제거하는 국소적 소작술을 받으면 평균 5년 이상 생존율을 보인다.
그러나 내원 환자의 53%는 간암 조기진단을 위한 정기 검진을 받지 않았다. 이 검진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간암 발생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40세 이상 성인 중 B형간염 또는 C형간염 바이러스 양성자, 간경변 환자, 가족 내 간암이 있는 사람)은 연 2회, 복부 초음파 검사와 암 표지자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간암은 간경변이 동반되므로 세포 독성을 갖고 있는 항암제는 오히려 간 기능을 악화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2006년 출시된 간암 표적 치료제 ‘넥사바’는 암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암세포를 억제하는 약이라 장기간 복용해야 하지만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비용 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간에 좋은 음식은… 바지락-부추, 간활동 영양소 듬뿍
만성 간염 환자가 특별히 가려야 할 음식은 없다. 고단백 식사를 피하고 영양소의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면 된다. 다만 간 기능을 향상시키는 음식을 알아두고 자주 먹으면 좋다.
야채에는 비타민B, C가 풍부하게 들어있으므로 간세포가 재생되는 것을 도와주고 간에 있는 각종 효소의 기능을 돕는다. 또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방지한다. 채소는 익히지 않고 먹어야 하며 양껏 먹기 힘들다면 여러 종류의 채소 즙을 내 먹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 몸의 화학공장인 간의 효소를 구성하는 단백질도 필요하다. 두부, 콩, 우유, 장어, 붉은 쇠고기, 생선을 골고루 먹는다.
다만 간경변증이 심한 경우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간성 혼수(간 질환이 중증이 되면 일어나는 의식 혼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다한 단백질 섭취는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바지락과 부추에는 간이 활동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가 듬뿍 들어 있다. 바지락에는 단백질이 풍부하며 철분, 비타민B, 칼슘이 다량 함유돼 간 기능을 돕는다. 부추에는 카로틴과 비타민C가 많이 들어 있고 칼슘, 인, 철분, 비타민B도 풍부하다.
(도움말=전대원 을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간염 환자에게 좋은 생활습관
①과로하지 않는다. 안정을 취하는 것은 급성 간염에서는 중요한 치료법 중 하나이다. 점심식사 후 30분 정도 누워 있는 게 좋다.
②정기적인 검사를 실시한다. 만성 간염 환자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간염의 변화 상황을 파악해 생활을 조절해야 한다.
③골고루 먹는 것이 좋다. 병에 걸리면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만성 간염의 경우 특별히 가려야 할 음식은 없다.
④약을 함부로 먹지 않는다. 만성 간염 환자가 특별히 주의해야 할 것은 의사의 처방이 없는 약을 함부로 먹는 것이다. 대부분의 약은 간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간염 환자는 무슨 약을 복용하든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⑤적당한 운동과 성생활은 좋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 내에서 어떤 운동을 해도 좋다. 성관계를 일부러 자제할 필요는 없지만 B형 간염이 전염될 수 있으므로 상대방이 B형 간염 항체를 가지고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⑥술은 절대적으로 피한다. 진단 결과 지속적인 음주가 만성 간염을 가져왔다고 판단될 경우 무조건 술을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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