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해물’ 판정 게임 아이템 포털서 판매 광고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분류된 뒤에도 버젓이 청소년을 상대로 영업을 한 게임아이템 중개사이트와 이를 광고한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청소년에게 게임아이템 거래를 알선하거나 청소년 유해 매체물 표시를 하지 않은 19개 게임아이템 중개사이트와 이들 사이트의 광고를 게재한 네이버,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닷컴 등 5개 포털사이트를 입건했다고 17일 밝혔다.

게임아이템, 캐릭터, 계정 등의 거래를 중개하는 사이트는 3월 19일 보건복지가족부에 의해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고시됐다. 이에 따라 이들 사이트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임을 표시하고 청소년들의 이용을 제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사이트는 정부 고시 이후에도 3만4000여 명의 청소년 회원을 가입시키고 88억1200만 원 상당의 게임아이템 거래를 중개한 혐의(청소년보호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일부 사이트는 성인인증 화면에서 청소년의 인적 사항을 입력해도 인증이 가능하도록 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5개 포털사이트는 이들 중개사이트를 광고하는 내용을 검색 화면에 노출하는 등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공개적으로 이들 사이트를 광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적발된 게임아이템 중개사이트의 지난해 거래 금액은 8620억 원, 매출액은 444억 원이며, 회원 1147만 명 가운데 청소년이 105만 명(9%)에 이른다. 경찰은 특정 아이템이 3000만 원에 팔릴 만큼 게임아이템 시장이 과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발생한 게임 관련 사이버 범죄 피의자의 40%가 10대일 정도로 청소년의 게임 범죄는 심각한 수준”이라며 “포털사이트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청소년 유해매체물 관련 키워드 광고를 금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