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만에 법정서 만난 황우석 사단

  • 입력 2009년 6월 8일 18시 03분


줄기세포 논문 조작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황우석 박사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재판의 38번째 속행공판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줄기세포 논문 조작과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황우석 박사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재판의 38번째 속행공판을 마치고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
줄기세포 논문조작과 연구비 횡령, 난자 불법매매 혐의(사기 등)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황우석 박사를 비롯한 줄기세포 연구팀 6명이 8일 서울중앙지법 대법정에서 2년 반 만에 다시 만났다. 한 때 '황우석 사단'으로 불리며 줄기세포 연구로 승승장구하던 이들은 이날 서로 눈인사조차 나누지 않은 채 40분간의 짧은 공판을 마치고 각자 흩어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배기열)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는 황 박사와 이병천 서울대 교수, 강성근 전 서울대 교수, 윤현수 한양대 교수, 김선종 전 연구원, 장상식 한나산부인과 원장 등 6명의 피고인이 모두 출석했다. 이들에 대한 1심 공판은 2006년 6월 20일 처음 시작됐고, 그해 12월 12일 열린 7차 공판 이후 피고인 6명이 모두 법정에 나온 것은 처음이다.

황 박사 사건 공판은 첨단 생명과학 분야라 진위 검증이 쉽지 않은데다 검찰과 피고인 양측에서 신청한 증인이 100여 명에 달해 1심 공판만 3년 가까이 진행되고 있다. 재판부는 그동안 안규리 서울대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등 70여명의 증인들을 상대로 황 박사의 혐의 유무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춰 재판을 진행해 왔다. 재판부는 지난 달 황 박사와 관련된 증인 심문이 마무리됨에 따라 8일 공판부터 나머지 5명의 피고인에 대한 심리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날 공판은 피고인별로 변론 취지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증인 심문 계획을 세운 뒤 40분 만에 끝났다. 공판 내내 황 박사는 눈을 감거나, 서류를 뒤적거렸을 뿐 옆에 앉은 다른 피고인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다른 피고인들도 재판이 끝나자마자 서로 인사조차 나누지 않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재판부는 앞으로 2, 3차례 공판을 더 진행한 뒤 이르면 9월경 1심 선고를 내릴 계획이다. 황 박사는 장영실 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11회 장영실 국제과학문화상 수상자로 결정돼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시상식이 예정돼 있었으나 공판과 시간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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