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이식 부모 - 자식간에도 가능”

  • 입력 2009년 1월 22일 02시 55분


서울아산병원 이규형교수 “성공률 높여”… 형제의존 탈피 길 열어

1996년 백혈병을 앓고 있던 미국 입양아 성덕 바우만 씨는 골수가 일치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골수를 찾기 위한 국민 캠페인에서 1만여 명이 검사를 받았고 겨우 1명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골수이식을 위해 타인의 골수를 찾는 어려움을 덜 수 있게 됐다.

서울아산병원 혈액내과 이규형 교수팀은 백혈병을 포함한 혈액질환 환자 31명을 대상으로 부모나 자식으로부터 골수를 기증받는 ‘반(半)일치 골수이식법’을 시행한 결과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고 21일 밝혔다.

골수이식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조직적합성항원(HLA) 일치 여부인데 부모 자식 간에는 HLA가 절반 정도만 일치한다. 따라서 환자와 일치하는 골수는 HLA 일치율이 높은 형제에게서 가장 먼저 찾았고 형제가 안 될 경우 타인에게서 찾았다.

그러나 이 교수팀은 반일치 골수이식법을 적용해 18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골수이식으로 인한 합병증과 재발이 없는 평균 생존율이 55%로 나왔다. 타인이나 형제 간 골수이식으로 인한 생존율(60∼70%)보다 낮지만 환자 처지에서는 추가로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생긴 것.

이 교수는 “부모 자식 간 골수이식이 가능해진 것은 백혈병 환자에게 투여하는 항암제의 양을 줄이고 면역억제제의 양을 늘렸기 때문”이라며 “상태가 양호한 환자가 부모 자식 간 골수이식을 한다면 훨씬 생존율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골수이식학회지(Biology of Blood and Marrow Transplantation) 1월호에 실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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