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가 댓글 30% 도배… 악플 65%는 욕설-협박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3분


인터넷 댓글, 여론 제대로 반영하나

작년 8~11월 3대포털 뉴스댓글 7만건 분석

동아일보-인터넷진흥원 조사

인터넷 댓글이 욕설과 협박 등의 ‘악플(악성댓글)’과 극소수 누리꾼의 주도, 일방적인 의견 쏠림 현상 등이 심각한 것으로 방대한 실증자료 분석 결과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본보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공동으로 네이버 다음 야후 등 국내 3대 포털에 달린 댓글을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또 인터넷 댓글이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사실도 밝혀졌다.

본보와 인터넷진흥원은 댓글 분석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8∼11월 200개 이상 댓글이 달린 기사에 붙은 32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했고 이 가운데 시의성이 큰 주요 기사의 댓글 6만9671개는 조사원이 하나하나 내용을 확인하는 전수 분석을 했다. 댓글을 전수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댓글 가운데 자신의 의견이나 논리를 제시하기보다 단순한 욕설과 협박 등으로 일관하는 악플이 전체의 14.3%를 차지했다.

악플로 분류된 댓글 중에서도 다수 작성자 기준으로 상위 5%가 전체의 44.2%를 차지해 편중 현상이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이 된 댓글들은 각 포털이 자체 운영원칙에 따라 삭제하거나 보이지 않도록 처리하고 남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 악플의 비중은 이보다 훨씬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악플 중에는 욕설과 협박이 65.3%로 가장 많았다. 다른 사람의 글을 읽지 못하게 혼자서 같은 내용의 글을 여러 번 올리는 일명 ‘도배글’이 36.5%로 뒤를 이었다.

일부 누리꾼이 댓글을 과점하는 현상도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댓글을 단 사람 가운데 상위 5%가 전체 댓글의 30.5%를 차지했다. 기사를 읽은 누리꾼 가운데 평균 2.5%만 댓글을 단다는 점(네이버 자체조사)을 감안하면 전체 뉴스 이용자의 0.12%가 댓글의 3분의 1을 만들어내는 셈이 된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홍석민 기자 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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