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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2월 3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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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0대 후반부터 턱이 비뚤어지기 시작했다. 사진을 찍는 것도 괴롭고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자신이 없었다. 공부에도 관심을 잃어 대학 진학도 포기했다.
김 씨는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을 회복하고자 턱 교정 수술을 받기로 하고 턱·안면 윤곽 전문 아이디성형외과를 찾았다.
박상훈 아이디성형외과 원장은 “턱 기형 환자들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대인기피증에 걸리기 쉽다”고 말했다.
○ 먼저 수술하고 나중에 교정하는 방식
김 씨는 정확한 턱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얼굴뼈 X선 검사와 컴퓨터 안면 계측검사를 받았다.
김 씨는 아래턱이 앞으로 나온 주걱턱과 치아의 교합이 맞지 않는 부정교합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왼쪽과 오른쪽 얼굴뼈의 길이가 맞지 않는 것. 왼쪽 얼굴과 턱이 오른쪽에 비해 길었고 위턱뼈가 오른쪽으로 많이 돌아가 있었다.
박 원장은 “김 씨처럼 좌우 얼굴뼈의 길이가 맞지 않는 환자는 ‘선수술 후교정’ 방식을 택해야 하며 위턱과 아래턱을 동시에 수술하는 양악 턱교정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술은 수술 전 치아교정을 하지 않고 먼저 수술을 한 후에 치아교정을 하는 방식이다.
과거에 많이 이뤄졌던 선교정 수술법은 1, 2년 교정기간을 거친 후 수술을 하고 다시 교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2, 3년이 걸렸다.
선수술 방식은 수술과 수술 후 교정 기간을 모두 합쳐 1년 미만으로 치료기간이 줄어든다. 덧니가 심해 수술 후 치아 교합이 불안한 경우를 제외하면 요즘 대부분의 턱교정 수술은 선수술 방식을 적용한다.
○ 성형-교정-구강 전문의가 팀을 이룬다
선수술 방식은 성형외과, 교정치과, 구강외과 전문의 등이 한 팀이 돼 수술을 진행한다. 박 원장은 치아교정과 전문의인 이양구 원장, 구강외과 전문의인 이중규 원장과 함께 수술 계획을 세웠다.
우선 치아 본을 떠서 치아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교정 후 치아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셋 업 모델을 제작했다.
김 씨는 수술에 관련된 추가검사와 마취, 치아교정에 필요한 모든 검사를 마친 후 수술 전날 치아에 교정장치를 붙였다.
수술에서 의료진은 김 씨의 위턱을 절골해 우측으로 과도하게 돌아가 있는 위턱의 위치를 바로잡았으며 좌우의 길이가 7mm 정도 차이 나는 것도 바로잡았다. 위턱의 위치를 바로잡은 후 인체에 무해한 작은 티타늄 고정 장치를 이용해 위턱을 제 위치에 단단히 고정시켰다.
이어 아래턱을 절골해서 위턱과 아래턱의 치아교합이 잘 맞게 만든 후 아래턱을 티타늄 고정핀으로 단단히 고정했다.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던 아래턱의 위치가 바로잡혔다.
측면에서 봤을 때 턱 끝이 앞으로 나와 있던 주걱턱 모습도 정상적인 턱 모습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얼굴 골격을 바로잡자 수술 전에는 한쪽으로 간신히 밖에 씹을 수 없었던 위아래 치아의 교합이 잘 맞게 되었다. 김 씨는 2시간 정도 걸리는 수술을 무사히 받았다.
○ 18세 이후 수술 가능
김 씨는 “수술 후 2주 동안 유동식만 먹어야 했고 윗니와 아랫니를 함께 고정시켜 놨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 이후로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빠르게 회복해 수술 1개월 후 생기 있는 얼굴을 찾았다. 붓기가 잘 가라앉도록 열심히 운동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 씨는 앞으로 약 6개월간 치아교정을 통해 치열을 고르게 맞춰야 한다.
그는 “요즘 디지털카메라로 내 자신의 얼굴 모습을 찍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며 “내년에 대학에 진학해 예술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턱교정 수술은 얼굴뼈 성장이 끝난 18세 이후에 가능하다”며 “비뚤어진 턱 때문에 고민하던 환자들은 ‘턱교정 수술 후 외모 콤플렉스가 줄어들고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하는데 불편함도 많이 사라졌다’며 즐거워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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