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심장’ 발을 건강하게]<중>운동으로 인한 발 질환

  • 입력 2008년 9월 29일 02시 59분


발목이 삐끗하거나 접질려서 생기는 발목염좌는 응급처치로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손상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내부출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발목이 삐끗하거나 접질려서 생기는 발목염좌는 응급처치로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냉찜질은 손상 부위의 혈관을 수축시켜 내부출혈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족저근막염 발바닥 붓고 통증… 3일간 30분씩 얼음찜질

발목염좌 인대 손상땐 관절내시경 통해 진료 - 치료를

아킬레스건염 통증 줄면 온열요법으로 혈액순환시켜줘야

최근 회사원 안정신(32·서울 서초구 서초동) 씨는 조깅을 하다가 발목이 접질렸다. 다친 날은 괜찮았지만 다음 날이 되자 발목이 퉁퉁 붓고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다리의 균형을 잃으면서 발목이 돌아가 인대가 늘어난 발목염좌였다.

안 씨처럼 발목이 접질렸을 때 바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발 부위에 부상을 입어도 며칠 참다가 좀 나아지면 그냥 지나친다.

그러나 발 부상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 발에 심각한 통증이 올 수 있다. 심하면 무릎 관절염과 허리질환을 겪기도 한다.

운동 중 발생하는 발 부상은 통증이 심한 경우가 많다. 발에 힘을 준 상태에서 부상을 입기 때문에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가게 된다.

운동으로 인한 대표적인 발 질환은 발목염좌 외에도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에 손상이 가서 생기는 아킬레스건염 등이 있다.

보건복지가족부 지정 힘찬병원 족부클리닉의 김응수 과장은 “발은 뼈, 근육, 힘줄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다른 부위보다 복잡하고 민감해 조그마한 손상에도 심각한 통증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 발바닥에 심한 통증이 생겼어요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전해지는 체중을 스프링처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길 때 생긴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발바닥에 심한 통증이 온다.

족저근막염은 갑자기 체중이 불어 발바닥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지거나, 노화로 인해 족저근막이 퇴화되거나, 심한 운동이나 야외활동으로 발바닥을 오래 사용할 때 잘 생긴다. 마라톤, 조깅 등 발바닥에 체중이 많이 실리는 운동을 할 때도 위험하다.

족저근막염이 생기면 처음에는 자고 일어나거나, 오래 앉았다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큰 통증을 느낀다. 이후 통증이 점차 줄어들기 때문에 방치하기 쉽다. 이렇게 통증을 무시하고 계속 운동을 하면 악화된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걷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우선 발바닥이 붓고 통증이 있을 때에는 사흘 정도 쉬면서 20∼30분 얼음찜질을 해 염증을 가라앉혀야 한다. 보통은 얼음찜질과 휴식만으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또 신발에는 푹신한 깔창이나 보조패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되면 손상 부위에 충격파를 쏴 통증에 대한 신경의 민감도를 낮추는 원리를 이용한 ‘체외충격파’로 치료한다. 치료는 2, 3회 받으면 된다.

예방법으로는 발바닥에 충격을 덜 주는 바닥이 딱딱하지 않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또 평소 발바닥을 긴장시키는 간단한 스트레칭 동작을 꾸준히 해주면 좋다.

○ 발목 ‘삐끗’ 통증이 심해요

발목염좌는 발목이 삐끗하거나 접질리는 것이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인대나 힘줄이 손상을 입게 돼 심한 통증과 함께 붓게 되고 피부에 멍이 든다. 농구, 테니스, 달리기 등 격한 운동을 하거나 평소 걷다가 발을 헛디뎠을 때 생긴다.

반복해서 삐면 인대가 약해지고, 발과 발목을 연결하는 뼈가 서로 충돌해 연골이 약해지면서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발목이 삔 초기에는 냉찜질, 소염진통제, 부목 등을 사용해 응급처치를 한다. 이후 병원에서 신체검사, 혈액검사, X선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초기에는 물리치료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나 인대가 손상되었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해 진단과 치료를 하게 된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인대를 거의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기 때문에 효과도 좋고 수술 후 6주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습관적으로 발목을 삔다면 연골 손상도 의심해봐야 한다.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연골을 다듬거나 자신의 연골을 이용한 자가연골이식술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발목을 자주 삐는 사람은 평소에 발목 강화 운동을 자주 해줘야 한다. 집이나 사무실 의자에 앉아 엄지발가락으로 허공에 글씨를 쓰듯 다양한 각도로 움직여주는 방법도 발목 강화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는 발바닥과 발볼이 편안한 신발을 신고, 운동을 할 때는 전문 운동화나 발뒤꿈치를 잘 감싸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 발뒤꿈치가 붓고 아파요

아킬레스건염은 평소 운동량이 적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하면 아킬레스건에 심하게 체중이 실려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발뒤꿈치에 붙은 장딴지 근육의 힘줄인 아킬레스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아킬레스건 부위가 붉어지거나 열이 나면서 붓고, 운동 전후 종아리 뒤쪽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주로 점프 동작이 많고 발끝에 힘이 많이 들어가는 농구나 축구를 할 때, 장시간 달리기를 할 때 잘 생긴다. 심하면 아킬레스건이 찢어지기도 한다.

염증이 생기면 당분간 운동을 중지하고 얼음찜질로 염증을 가라앉혀야 한다. 통증이 줄면 온열요법으로 혈액순환을 시켜주면 좋다. 만일 걷기 어려울 정도라면 발뒤꿈치를 감싸주는 보조기(깔창)나 석고 고정 등으로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심하지 않다면 무리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 1, 2주 후 회복된다. 그러나 습관적으로 재발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있다면 아킬레스건 일부를 잘라주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족부클리닉 과장은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시작 전후에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발목근육을 풀어줘야 한다”면서 “선 자세에서 양쪽 발을 번갈아 돌리거나, 앉은 자세에서 발을 손으로 잡고 충분히 돌리는 것도 좋은 부상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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