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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6월 16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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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팠어요. 생리를 하는 일주일 내내 회사 일은 물론 일상생활까지 ‘올 스톱’이에요. 사람들을 만나는 것조차 꺼려져요. 여자로 태어난 게 원망스러워요.”
매달 엄청난 생리통의 공포에 시달리는 직장인 박모(28) 씨의 하소연이다. 그녀는 생리통을 없애기 위해 진통제 복용, 호르몬주사 투여 등 안 해 본 게 없다. 하지만 임시방편일 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생리통에 시달려야 했다. 우울증까지 생겼다.
생리 때만 되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여성 가운데는 “결혼하면 생리통이 사라진다”는 속설만 믿고 그저 참는 사람이 상당수 있다. 여성은 생리통 외에도 생리불순, 냉대하, 배란통 등의 여성질환으로 고통을 겪는다. 불임, 자궁근종, 난소난종, 자궁내막증 같은 자궁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서울 청담여성한의원은 여성질환과 자궁질환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한의원이다. 청담여성한의원 맹유숙 원장은 3년 전부터 여성을 위한 추나요법인 이른바 ‘W추나(Woman Chuna)’를 고안해 여성질환과 자궁질환을 치료하고 있다. W추나는 기존 한방에서 행하는 추나를 여성질환 치료 목적으로 특화한 것이다.
○ 자궁이 필요한 ‘4박자’
건강하지 못한 자궁은 ‘황량한 밭’과 같다. 곡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밭에 바위나 자갈이 없어야 한다. 그 대신 영양분이 풍부한 흙과 물, 따뜻한 햇볕이 필요하다.
자궁도 마찬가지다. 자궁에 생긴 ‘어혈’을 없애고 자궁내막을 두껍게 하기 위해 ‘보혈’을 하면 좋다. 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자궁 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자궁이 항상 따뜻하도록 ‘보온’해야 한다. 자궁 건강을 위해 필요한 ‘4박자’다.
청담여성한의원은 당귀, 향부자 등 자궁에 좋은 효과를 내는 한약재 20여 가지를 사용한 한약으로 이 4박자를 다스린다. 자궁이 튼튼해지면서 생리통과 생리불순 치료에 효과를 낸다. 이때 약침과 쑥뜸을 함께 쓰면 효과가 더 좋다.
○ 산후풍을 잡아라
“차라리 입원이라도 했으면 좋겠어요.”
출산 후 5년간 ‘산후풍(産後風)’에 시달리고 있는 주부 김은숙(35) 씨. 그녀처럼 산후풍에 시달리는 출산 여성이 적지 않다.
산후풍은 출산 후 몸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생긴다. 출산 후 찬바람을 맞거나 찬물로 몸을 씻는 것이 주요 원인. 제왕절개수술로 피를 많이 흘렸거나 임신 중 영양장애와 임신중독증에 걸리면 산후풍 증상은 더 심하다.
산후풍에 걸리면 관절이 아프고 온몸에 냉기가 돌아 여기저기가 쑤신다. 문제는 병원에 가서 이런저런 검사를 해도 뚜렷한 병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담여성한의원은 산후풍을 앓는 여성들에게 W추나 요법을 사용한다. 출산 시 치골과 골반이 틀어지면서 산후풍이 시작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출산 후 21일이 지난 시점부터 자세를 교정한다. 자궁의 어혈을 제거하고 자궁내막을 두껍게 해주는 한약을 함께 복용해 자궁 건강이 회복되도록 유도한다. W추나 치료는 생식기능이나 비뇨기 계통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도 낸다고 한다.
○ 치골이 틀어지면 자궁이 아프다
과도한 성생활, 임신중절수술, 비만, 몸에 꽉 끼는 옷과 하이힐, 허리를 구부리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나쁜 자세….
자궁 건강을 해치는 요인들이다. 특히 중절수술은 자궁 내막을 얇게 하므로 자궁 건강엔 최악이다. 잦은 중절수술은 불임과 습관성 유산의 주된 원인이며 자궁질환에 걸릴 확률을 높인다.
하이힐, 혹은 몸에 꽉 끼는 거들이나 바지는 자궁의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혈액이 응고되면서 ‘어혈’이 생겨 자궁에 쌓일 수 있다.
특히 배꼽 바로 아래 뼈인 치골이 틀어지면 자궁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치골과 함께 골반이 틀어지기 때문이다. 이 상태를 방치하면 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까지 틀어지면서 뇌까지 자극해 호르몬 분비 체계를 무너뜨릴 수도 있다.
맹 원장은 “W추나 치료는 척추를 중심으로 비틀어진 온몸의 뼈를 교정해 여성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하고 호르몬 분비의 균형을 이루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자궁’을 챙기는 여자가 웃는다▼
“난소암 때문에 장기들 위치가 바뀌었어요.”
3월 가수 양희은 씨가 SBS TV ‘있다! 없다?’에 출연해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양 씨는 30대에 난소암 때문에 시한부 인생 판정을 받았다. 당시 자궁에서 자란 암 덩어리 때문에 다른 장기들이 밀려 위로 올라간 상태였다. 양 씨는 5년에 걸친 치료 끝에 완치됐다. 하지만 결혼 뒤 난소암이 재발해 자궁을 들어내야 했다.
난소암을 비롯해 자궁경부암, 자궁근종 같은 자궁질환들이 여성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자궁질환은 많은 경우 생리통과 생리불순, 냉대하처럼 자궁 건강에 있어서 나타나는 적신호를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런 증상들은 자궁에 이상이 생겨도 심한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자궁은 여성을 대표하는 신체기관이다. 수정란이 태아로 자라는 공간이라 일명 ‘아기 집’이라 불리기도 한다. 자궁의 길이는 6∼8cm이며 자궁벽의 두께는 2cm 정도. 평상시 자궁은 달걀 한 개 크기로 50∼60g 무게이지만 임신 말기에는 1kg 가까이 커진다. 자궁은 태아가 잘 자랄 수 있도록 영양을 공급하며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태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자궁이 건강한 여성은 사춘기 때 생리통을 겪어도 나이가 들면서 점차 없어지거나 약해진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생리통이 있다면 자궁근종, 난소낭종, 자궁내막증 등의 자궁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궁질환을 그대로 방치하면 악성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악성종양이 심하면 자궁을 들어내야 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호르몬 분비가 균형을 이루지 못할 때, 혈액순환이 잘 안 될 때, 과로나 만성피로로 건강이 좋지 않을 때는 자궁 건강도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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