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털이 진한 제비, 인기도 높아진다

  • 입력 2008년 6월 3일 17시 44분


수컷 제비의 가슴 깃털을 짙게 염색하자 짝짓고 싶어 따라다니는 암컷들이 늘고 남성 호르몬도 더 많이 분비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로이터통신이 2일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진은 가슴털 색이 짙은 수컷 제비들이 암컷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연구에 착안해 수컷 제비 63마리를 붙잡아 원래 색보다 짙은 붉은 색으로 가슴털을 염색했다.

번식기가 시작될 무렵 염색한 제비들을 놓아주자 많은 암컷 제비들이 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염색한 제비들은 질투에 눈이 먼 다른 수컷들의 맹렬한 공격을 받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가슴털을 염색한 제비들이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분비량이 늘어났고 체중은 줄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염색한 제비들이 무리의 달라진 반응에 대응하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팀은 2005년에도 가슴털 색이 짙은 제비일수록 짝짓기를 일찍 하고 새끼를 많이 낳으며, 암컷 짝이 바람을 피우는 경우도 적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의 레베카 사프란 박사는 "제비 세계에서는 색깔이 수컷의 남성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사슴의 큰 뿔이나 남자들의 값비싼 정장도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지현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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