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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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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35년 전 양 갈래로 땋은 머리, 빳빳한 흰색 칼라의 교복을 입고 들어섰던 좁은 극장. 영화 ‘로마의 휴일’의 오드리 헵번은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주부 손세희(53·서울 성동구 행당동) 씨는 “호수 같은 눈, 오똑한 코, 앵두 같은 입술의 오드리 헵번은 당시 제 나이 또래 소녀들에게 우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언제까지나 그 모습 그대로일 것 같던 오드리 헵번도 나이를 먹었다. 30여년 후 어느 날 TV에서 본 오드리 헵번은 할머니가 돼있었다. 아프리카 오지에서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화장기 없는 얼굴에 주름도 많았지만 여전히 아름다웠다. 손 씨는 “그래도 곱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2
1960∼70년대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 영화 ‘007’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초기 007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배우 숀 코너리는 남성미의 대명사였다.
얼마 전 회사원 윤치호(57·서울 양천구 목동) 씨는 TV에서 영화 ‘록’을 보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숀 코너리를 보면서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언제나 그 모습일 것 같던 숀 코너리도 흰 머리에 주름도 많이 늘었다. 그래도 여전히 멋있었다. 윤 씨는 “나이를 먹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좀 더 중후하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오드리 헵번이나 숀 코너리를 바라보는 상당수 중장년층의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멋있게 늙고 싶다는 것. 외국의 유명 배우를 볼 때만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중장년층 스타들도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
가수 패티김 씨는 올해 70세가 됐지만 그 나이로 보기 힘들 정도로 활력 있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최근 오락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배우 임채무 씨는 환갑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이보다 훨씬 젊어 보인다.
TV 속 멋진 중년 배우를 보면서 ‘원래 인물이 좋으니까’ ‘피부관리 열심히 받겠지’라며 자신을 위로해보지만 씁쓸한 기분은 감출 수가 없다.
멋있고 우아하게 늙기 위한 제1 조건은 피부다.
피부 노화는 20대에 시작해서 40대가 되면 뚜렷하게 나타난다.
피부가 늙는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피부 조직이 약해지고 탄력과 건강을 지켜주는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중장년층이 되면 얼굴에서 피하지방이 감소하고 수분이 소실되며 색소가 침착된다. 쉽게 말해 피부를 탱탱하게 지켜주던 요소들이 점차 사라짐에 따라 주름이 생기고 기미, 검버섯이 생기게 된다.
흐르는 시간이야 붙잡을 수 없지만 꾸준히 노력하면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꼼꼼히 피부 관리를 해줘야 한다. “귀찮다” “유난을 떨기 싫다”는 이유로 관리를 게을리 한 만큼 피부에 드러난다. 피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젊고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최우선 원칙은 자외선 차단이다.
자외선은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적이다. 살결을 검게 하고 주근깨, 기미, 잡티 등을 생기게 한다. 또 피부가 건조해져 주름의 원인이 된다.
피부가 건조할수록 주름은 많이 생기므로 피부의 촉촉함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조한 실내에서는 가습기를 틀어놓고, 하루 8잔 이상 물을 마셔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준다.
피부에 아무리 공을 들여도 도무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의학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노화의 잣대인 얼굴 주름, 기미, 잡티 등을 줄여서 좀 더 우아하고 활력 있는 얼굴로 교정하는 시술법이 있다. 주름을 펴주는 보톡스 시술, 기미, 잡티, 검버섯의 흔적을 완화해주는 레이저 시술 등이 그것이다.
어느 날 문득 어머니, 아버지의 얼굴을 봤을 때 푸석거리는 피부와 깊게 팬 주름, 거뭇거뭇한 검버섯이 가슴 아팠다면 이런 노화의 흔적을 없앨 수 있는 ‘선물’을 드리는 것은 어떨까.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부모님의 ‘그때 그 시절’ 얼굴을 돌려드릴 수 있는 시술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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