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션 정보유출 후폭풍 불라”

  • 입력 2008년 4월 22일 02시 52분


게임업계 “계정 도용 시도 있었다” 2차 피해 우려

“△△△도 뚫렸다” 괴소문… 온라인 업계 큰 혼란

《1081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상 초유의 ‘옥션 해킹 사건’으로 인터넷 등 온라인 비즈니스 업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특히 중국 등으로 엄청난 규모의 개인정보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면서 보안업계조차 이번 사건의 파장을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 게임, 메신저, 포털업계에서는 이미 2차 피해를 의심하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해당 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21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옥션 해킹사건으로 유출된 은행 계좌번호 등 금융거래정보는 100만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계좌 및 신용카드의 안전 유무를 확인하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금융권에 쇄도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은 정보 유출의 피해가 고객들의 실제 금전 피해로 연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유출된 개인정보는 ‘대포통장’, ‘대포폰’, 유료 사이트 가입, 위조 신용카드 제작에 도용되거나, 보이스 피싱 등의 협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유출 계좌의 비밀번호 변경을 권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2차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기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를 서비스하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이날 “최근 방대한 양의 계정과 비밀번호를 조합한 집중적인 대량 로그인 시도가 있었다”며 “유출된 개인정보로 계정을 훔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WOW 외에도 최근 엔씨소프트 ‘리니지’, 예당온라인의 ‘프리스톤테일2’, ‘던전앤파이터’ 등에서는 게이머들의 아이템이 갑자기 사라지는 등 계정이 도용된 것 같다는 회원들의 항의가 잇따라 게임사와 회원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전화나 문자메시지가 아닌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사기 행각을 벌여 돈을 요구하는 신종 범죄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SK커뮤니케이션즈의 메신저 ‘네이트온’에서는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 등 지인들에게 실제 친구인 것처럼 ‘급한 일이 생겼다’며 돈을 요구하는 사기 사건이 발생해 10여 명이 피해를 봤다.

SK커뮤니케이션즈 측은 유출된 개인정보로 범인들이 ID와 비밀번호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네이버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는 옥션 해킹사건 이후 비밀번호 변경 캠페인을 벌이는 등 2차 피해 확산 저지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킹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네이버도 뚫렸다’는 소문이 돌고, 네이버는 이를 부인하는 해명자료를 내는 등 인터넷 업계 전반이 큰 혼란에 빠진 상태다.

안철수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지금도 옥션 해킹사건으로 유출된 개인정보 수천 건이 중국의 여러 웹사이트 게시판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개인들에게 △가입 사이트의 비밀번호를 바꾸고 △명의 도용 차단 서비스를 신청하며 △돈을 요구하는 협박 메시지는 일단 의심해 보고 △PC방 등 공공장소에서는 온라인 쇼핑이나 금융거래를 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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