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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4월 7일 02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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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게 물어뜯기는 것 같은 처절한 고통을 주는 병은?
바로 관절염이다. 한의학에서는 ‘역절풍(歷節風)’이라 부른다. 급성 류마티스 관절염은 호랑이에게 물린 것처럼 극심한 아픔을 준다고 하여 ‘백호 역절풍’이라 표현한다.
관절염은 관절조직이 손상돼 관절이 붓고, 통증을 느끼며, 관절을 접고 펴기가 불편한 질환을 말한다.
흔히들 관절염은 나이가 들어 연골이 다 닳아 생기는 병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한 부위만 집중적으로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걸릴 수도 있다.
“지긋지긋한 관절염∼” “캐내십시오”와 같은 광고 문구에서 보듯 관절염은 완치가 힘든 데다 무릎을 뜯어내고 싶을 만큼의 통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고질병으로 불린다.
관절염은 모든 관절에 발병할 수 있다. 특히 평소 자주 쓰는 관절인 무릎, 발목, 어깨, 손가락 순으로 많이 생긴다. 활막에 염증이 생기는 류마티스 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3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출산 후 30, 40대에 많이 생긴다.
관절염은 몸이 유연하다고 해서 피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요가를 하는 사람처럼 유연한 사람들도 정상보다 인대가 너무 늘어나 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젊다고, 몸이 유연하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 미성년자는 관절염 열외?
관절염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면역력이 약한 10세 이하 아이들도 관절염에 걸린다. 감기나 폐렴을 앓은 후 바이러스에 감염될 때다. 골반관절에 통증과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5, 6세의 아이들에게 주로 나타난다.
8cm 이상 높은 굽의 하이힐을 오랫동안 신은 20, 30대 여성도 관절염 환자 후보다. 하이힐의 작고 높은 뒷 굽이 체중을 앞쪽으로 쏠리게 해 관절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이때 연골이 얇아지면서 통증이 유발된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운동 부족으로 뼈와 관절 자체가 약해질 때도 관절염이 발생한다. 평소 다리를 꼬고 앉는 등 좋지 않은 자세 습관으로 관절이 뒤틀려 관절염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남성들은 과도한 운동으로 부상을 당해 관절염에 걸리기 쉽다. 인대가 끊어지거나 연골이 찢어지는 경우다.
40, 50대는 노화로 연골이 닳은 상태에서 비만 때문에 관절에 주는 부담이 커지면서 관절염이 생긴다. 몸무게가 1kg 늘수록 관절이 받는 부담은 5배 늘어난다. 몸무게가 늘수록 연골 퇴화도 가속화한다.
한국 전통의 좌식 문화도 관절염을 부른다. 양반다리를 많이 하거나 다리를 완전히 접어 앉는 자세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관절에 무리가 간다.
또 쪼그려 앉아서 하는 집안일이 많아도 연골이 빨리 닳는다. 연골이 빨리 닳거나 약해질수록 관절 또한 급격하게 약해져 관절질환에 걸리기 쉬워진다. 알뜰히 아껴 써야 잘 쓸 수 있는 것이 바로 관절이다.
○ 연골을 사수하라!
관절 건강의 핵심은 연골조직 보호에 있다.
연골은 두께가 4m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한번 닳은 연골은 재생이 되지 않아 관절염은 예방과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관절염의 초기 증상은 통증으로 온다. 걷거나 구부릴 때 통증이 올 때는 일시적인 통증이 아니라면 병원에 들러 검사받는 것이 좋다.
관절염 초기에는 약물과 재활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기로 접어들면 관절 내시경을 통해 연골의 마모 상태를 확인하고 ‘연골 복원술’이나 ‘반월판연골 이식술’로 악화를 막는다. 관절염 말기에는 망가진 관절을 인공관절로 대체한다. 인공관절은 수명이 짧고 자연관절 만큼 자연스럽게 굽혀지지 않으므로 최후의 수단이다.
○ 많이 써도 탈, 적게 써도 탈
관절운동을 잘못하거나 심하게 하면 관절이 상할 수 있다.
체중을 싣지 않으면서 최대한 관절근육을 키우는 운동이 좋다. 자전거 타기나 물속에서 빨리 걷기 등은 무릎관절에 부담을 덜 주는 좋은 운동이다.
직장인들이 주로 겪는 ‘VDT(Visual Display Terminals) 증후군’은 장시간 모니터 앞에서 일하다 생긴 직업병이다. 어깨가 무거워지면서 통증이 오고 어깨근육이 단단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는 1시간 작업 후 10분 정도 휴식하거나 관절의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시간이 날 때마다 발끝을 당겨주거나 맨손체조, 관절 돌리기 등을 통해 관절근육의 긴장감을 풀어주는 운동은 돈 안 들이고 관절을 지키는 지혜다.
연골의 주성분은 콜라겐(collagen)이다. 비타민C가 많이 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콜라겐 생성에 도움이 된다.
콩이나 바나나, 연어 등의 음식도 관절염에 좋다. 만병의 근원인 흡연은 관절에도 최대의 적이다. 하루 동안 관절을 많이 사용했거나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을 느꼈다면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거나 온찜질을 한다.
집안일을 할 때에도 되도록이면 쭈그려 앉거나 손빨래처럼 관절을 많이 움직이는 노동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관절에 충격이 가지 않도록 관절과 근육을 이완시키는 준비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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