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조기구 잘못 썼다간 건강 ‘해칠’ 기구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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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성희(29) 씨는 얼마 전 미세침이 박혀 있는 개인용 피부 마사지기를 구입했다. 집에서 마사지기로 피부를 관리하니까 피부과에서 쓰는 돈과 시간은 절약되지만 ‘혹시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런 개인용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헬스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운동보조기구, 가정에서 많이 쓰는 건강보조기구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사용법을 알지 못하거나 특정 질병이 있을 때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를 줄 수 있다.

○ 벨트마사지 오래 하면 척추 질환 악화

헬스클럽에 가면 몸을 풀어 주고 근육을 마사지해 주는 각종 운동보조기구가 있다.

평소 허리가 약한 사람은 원판 위에 서서 좌우로 몸을 돌리는 ‘트위스트’ 기구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추간판(척추 뼈 사이 조직)이 이미 빠져나온 허리 디스크 환자가 허리를 비트는 운동을 하면 추간판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

평소 가벼운 요통이 있는 사람도 트위스트처럼 좌우로 비트는 기구는 삼가는 것이 좋다. 훌라후프도 허리가 약한 사람은 피해야 한다.

급성 요통이나 허리 디스크가 있는 사람은 몸을 거꾸로 매달아 물구나무서기 효과가 있는 몸통견인기구(일명 ‘거꾸리’)를 사용할 때 조심해야 한다. 거꾸로 매달려 있으면 척추 뼈가 반듯하게 펴지는 효과는 있지만 과도한 자극 때문에 척추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통증이 오면 즉각 사용을 중단하도록 한다.

벨트마사지기는 뭉친 근육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효과가 있지만 척추 질환이 있다면 사용 시간과 강도를 잘 조절해야 한다. 비뚤어진 척추 곡선 주변 근육을 장기간 마사지하면 근육 정렬이 흐트러져 척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속 10분 이상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진동 강도 역시 허리 근육이 심하게 흔들리지 않도록 조정한다.

○ 미세침롤러 사용 전에 화장 지워야

요즘 여성들이 피부 관리에 많이 사용하는 미세침롤러(MTS)는 롤러 형태에 미세한 바늘이 박혀 있는 개인용 의료기기다. 원래 피부과 등에서 주로 사용했는데 올 초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의료기기 2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바늘 길이 0.25mm 이하의 제품은 개인용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롤러를 얼굴에 문지르면 피부세포가 활성화되고 콜라겐 생성력이 왕성해져 여드름 흉터, 모공, 화상 흉터, 기미, 튼살을 없애 주고 피부를 매끄럽게 해 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세침이 약물의 피부 침투율을 높여 준다.

미세침롤러는 미세침이 피부를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위생관리가 필수적이다. 여러 사람과 돌려 사용하면 A형간염 등에 걸릴 수 있으므로 1인용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사용 전 화장을 지우고 피부를 깨끗하게 해야 2차 감염 가능성을 피할 수 있다.

○ 복대는 하루 1, 2회 한 번에 30분만

대표적인 건강보조기구인 허리 보조 복대는 아픈 허리를 지지해 주는 역할을 해 요통환자가 많이 사용한다. 최근에는 지압, 온열 기능을 보강한 복대도 나왔다.

복대는 하루 1, 2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1회 사용 시 30분을 넘기지 말도록 한다. 복대를 착용할 때는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강하게 조여 매는 것보다는 손바닥이 들어갔다 나왔다 할 정도가 되도록 착용한다. 착용 전 허리를 편 상태에서 아픈 허리 부위가 복대 중앙에 가도록 한다.

당뇨병 환자는 전기장판, 족욕기 등 전기를 이용해 열을 내는 개인용 온열기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을 앓으면 피부의 온도 감지력이 떨어져 족욕기와 전기장판 온도를 뜨겁게 올려놓고도 이를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화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노인, 어린이 등도 혼자 사용하면 열 조절을 제대로 못해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족욕기를 지나치게 오래 사용하다 보면 열성홍반이 생길 수도 있다.

열성홍반은 화상을 입지 않을 정도의 강한 열에 오랫동안 노출될 때 피부에 붉은 반점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열에 대한 노출을 없애면 홍반은 점차 사라지지만 빨갛게 색소 침착이 일어나 영구적으로 치료가 불가능하게 될 위험이 있다. 족욕기의 물은 40도 안팎으로 하고 20여 분간 담그고 있는 것이 적당하다.

(도움말=대한피부과의사회,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장)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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