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어스’ 위성사진 왜곡 논란

  • 입력 2007년 4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위성사진으로 지구촌 곳곳의 생생한 지형과 건물 이미지 등을 제공하는 구글의 지도검색 사이트 ‘구글 어스’(earth.google.com)가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왜곡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황폐화된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모습을 피해 전의 말짱한 이미지로 바꾼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하원 과학기술위원회는 최근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에릭 슈미트 회장에게 이 사실을 지적하고 그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위원회는 그 과정에 뉴올리언스 시당국이나 미 지질연구소,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개입했는지 밝힐 것을 주문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브래드 밀러 의원은 편지에서 “구글이 뉴올리언스의 과거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역사의 분칠(airbrushing history)’을 통해 카트리나 희생자들에게 부당한 피해를 주는 일”이라고 적었다.

구글 어스는 카트리나가 이 지역을 휩쓸고 지나간 뒤 인공위성으로 촬영된 이미지를 올려 대피 중이던 주민들이 자기 집의 피해 정도를 알아보는 데 큰 도움을 줬다. 한 주민은 “보험회사와 보험금을 논의할 때 구글 어스의 이미지를 많이 활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망가진 이 일대의 이미지는 항구에 보트가 가득 차 있고 도로 주변에 잘 자란 나무와 정돈된 집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과거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구글 측은 “특정 지역을 찍은 날짜 외에 해상도와 정확도 등 종합적 기준에 따라 올리는 이미지가 결정된다”고 해명했다. 구글의 치카이 오하자마 매니저는 “이미지를 바꾸라는 직접적인 주문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도 “사용자와 정부에서 이미지를 업데이트하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