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덮인 전국… 유원지 '썰렁'

  • 입력 2007년 4월 1일 16시 19분


4월 첫 휴일인 1일 올해 들어 최악의 황사가 전국을 뒤덮자 상당수 시민들이 휴일 나들이 계획을 접고 외출을 삼가고 있다. 전국 유원지 등은 온종일 하늘을 가린 '뿌연 황사'로 나들이 인파가 줄어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도심과 유원지에는 인적이 거의 없고 산행에 나선 등산객도 평소 일요일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도봉산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산에 오른 시민은 모두 4000여 명으로 지난주 같은 시간대의 40%에 불과했다.

관악산 입구에서 등산복 상점을 운영하는 강모(55) 씨는 "보통 일요일 오전 10~12시가 가장 붐빌 때인데 오늘은 황사 때문에 등산객이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 손님도 줄어 장사가 안 된다"라고 전했다.

산을 찾은 시민들은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했고 그 중 일부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쓰고 산에 올랐다.

황사 발생에 맞춰 등산로 입구에 마스크를 파는 노점상이 생겨나 미처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한 등산객들에게 마스크 구입을 권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날 오전 관악산을 찾은 안모(64) 씨는 "오늘은 우리 산악회에서 1년간 무사고 등산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하는 날이다. 원래는 관악산 정상에서 하려고 했는데 황사가 심해 3분의1 정도만 올라가서 행사를 하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아침 운동 명소인 우면산과 양재동 '시민의 숲'도 한적했다.

우면산 중턱에서 만난 서울 서초동 주민 김범석(60) 씨는 "하루라도 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이 뻐근해서 마스크라도 쓰고 나왔다. 평소 이 시간대에 300~400명은 오는데 오늘은 한 명도 안 보인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300명 이상의 시민이 찾는 우면산 생태공원에도 오전 11시 현재 단 1명도 오지 않았다고 관리사무소 측이 전했다.

부산은 구덕산의 지름 10㎛ 이하 미세먼지 농도가 한때 1207㎍/㎥를 기록한데다 안개와 먼지가 결합한 스모그 현상까지 발생해 도심 차량이 눈에 띠게 줄었으며 해운대해수욕장, 태종대 등 관광지의 상춘객이 크게 감소했다.

부산 강서구 강서체육공원 광장에서 열린 제7회 대저 토마토축제의 주최 측은 강한 황사로 예상보다 관람객이 저조하자 울상을 짓기도 했다.

이런 사정은 경남지역도 마찬가지로 이날 각 시·군에서 양산 웅상시민 건강달리기, 창원시민 걷기대회 등의 행사가 벌어졌으나 참가자들이 예상보다 적어 한산했다.

광주 무등산, 영암 월출산, 광주 패밀리랜드, 송산유원지 등 광주·전남지역 유원지도 행락객의 발길이 뜸한 편이었고 충북의 월악산(1000명)과 속리산(1100명),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1300명) 입장객 역시 지난 주말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또 남원시 산내면 뱀사골 등 지리산(2000명)과 정읍 내장산(1500명) 등 전북지역 유명산 등산객 수도 지난주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청주시 상당구 가경동의 권혁봉(51) 씨는 "주말과 휴일이면 숙제를 하듯 산을 찾았으나 황사가 심할 것이라는 일기예보로 모든 계획을 접고 오늘은 집에서 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황사 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제주에는 4만5000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 제주왕벚축제 등을 즐겼으며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도 1만여 명이 몰려 만개한 봄꽃을 감상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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