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용량 마음대로” 삼성전자 차세대 퓨전반도체 첫개발

  • 입력 2007년 3월 28일 03시 01분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27일 대만 타이베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에서 차세대 퓨전반도체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27일 대만 타이베이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에서 차세대 퓨전반도체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성전자
휴대전화의 특성에 따라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장 용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형 ‘퓨전반도체’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이 퓨전반도체를 이용하면 인터넷용 휴대전화에선 저장 용량을 줄이는 대신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음악 감상용 뮤직폰에선 속도를 낮추는 대신 저장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이 반도체는 속도와 용량을 담당하는 두 가지 반도체를 하나의 칩에 합친 ‘퓨전’ 제품이며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소형화, 경량화는 물론 원가 절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1] 플렉스 원낸드 등 신제품 5종 공개

삼성전자는 27일 대만 타이베이(臺北) 웨스틴호텔에서 ‘삼성 모바일 솔루션(SMS) 포럼’을 열고 원낸드와 원D램에 이어 개발한 3세대 퓨전반도체 ‘플렉스 원낸드(Flex OneNAND)’ 등 휴대 기기용 반도체 신제품 5가지를 선보였다.

플렉스 원낸드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른 ‘싱글레벨셀(SLC)’과 저장 용량이 큰 ‘멀티레벨셀(MLC)’ 두 가지 반도체를 하나의 칩에 구현한 제품.

이 제품은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를 만들 때 빠른 속도가 필요하면 속도를, 큰 저장 공간이 필요하면 용량을 선택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SLC와 MLC를 따로 구입해 사용해 왔으나 이번 제품의 개발로 부품업체에 별도로 주문을 하지 않고도 여러 가지 맞춤형 반도체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제조업체 쪽에서는 반도체 두 개를 썼을 때보다 최고 50%까지 원가가 절감된다”며 “소비자들은 보다 싼 가격에 더 작고 가볍고 얇으며 성능이 뛰어난 휴대전화나 MP3 플레이어를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5년간 9조5000억 원 매출 올린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부터 생산을 시작해 앞으로 5년간 10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고위 관계자는 “행사장에서 플렉스 원낸드를 본 핀란드 노키아 관계자들이 ‘우리가 원했던 바로 그 제품’이라고 감탄하며 계약을 했다”고 전했다.

황 사장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꿈의 모바일 기기를 퓨전반도체가 만들어 줄 것”이라며 “지금까지 PC시대를 인텔이 주도해 왔다면 모바일시대는 삼성전자가 이끌어 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이날 플렉스 원낸드와 함께 세계 최초의 64기가바이트(GB) 플래시 SSD(Solid State Disk)와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용 840만 화소 이미지 센서도 공개했다. SSD는 낸드플래시 기반의 저장 매체로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대체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3] 황창규 사장 “이건희 회장 위기론에 공감”

한편 황 사장은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밝힌 “정신 차리지 않으면 4∼6년 후에 삼성전자와 한국 경제가 모두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발언에 대해 “절대적으로 100% 공감한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갖고 있는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내부 변화나 생각의 변화, 발상의 전환에 대해 토의하며 전략을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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