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없는 최강팀 가리려면 20팀이 8000경기 치러야

  • 입력 200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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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경기에서 약팀이 강팀을 이기는 ‘이변’이 종종 일어난다. 어떻게 하면 ‘이변’을 줄이고 가장 강한 팀을 찾아낼 수 있을까.

최근 미국의 통계물리학자들은 리그전으로 진행하는 스포츠 경기에서 이변 없이 가장 강한 팀이 우승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리그전은 경기에 참가한 팀들이 서로 한 번 이상 겨뤄 가장 많이 이긴 팀이 우승하는 방식.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엘리 벤 나임 박사와 닉 헨가르트너 박사팀은 확률과 통계이론을 이용해 가장 강한 팀에 우승컵이 돌아갈 때까지 치러야 할 경기의 횟수를 계산하는 공식을 만들었다. 계산 결과 리그전에 N개의 팀이 참가하면 경기를 총 N³번이나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개 팀이 참가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를 자그마치 8000번이나 치러야 진정한 챔피언을 찾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의 경기 횟수는 약 380회에 불과하다.

전체 경기 횟수를 줄이면서 최강의 팀을 정확히 가려내기 위해 연구팀은 리그를 1부, 2부 등으로 나눴다. 약한 팀을 초반에 탈락시키고 남은 팀으로 리그전을 다시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해 경기 횟수 계산 공식을 변형했다.

그 결과 경기를 총 N/95번만 하면 최강팀이 실제로 우승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의 방식대로 하면 프리미어리그에서 경기를 약 220번만 하면 진짜 챔피언을 가릴 수 있다. 결국 스포츠 경기 방식을 고안할 때 통계물리학이 한몫할 수 있다는 얘기.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이현근 박사는 “많은 요소(N이 매우 큰 값) 중 최고를 가려내는 다른 상황에도 이 시뮬레이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수많은 동물 가운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는 가장 강한 동물을 찾아낼 수도 있다는 것.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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