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종양 방사선치료 국내 처음 성공

  • 입력 2006년 12월 18일 03시 00분


안저사진에 나타난 포도막 흑생종 모습.
안저사진에 나타난 포도막 흑생종 모습.
눈에 생긴 종양만 제거해 안구를 살리는 새로운 방사선 시술법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세브란스병원 이성철, 금기창 교수팀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근접방사선치료 시스템’을 도입해 안구를 둘러싸고 있는 가운데 막인 포도막에 암 종양이 생긴 30대 환자를 대상으로 시력을 보존하면서도 종양 부위만 없애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근접방사선치료란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위원소를 얇은 금속판에 붙인 뒤 눈에 생긴 종양의 가장 가까운 안구 표면에 부착한 후 종양 부위에만 집중적으로 동위원소가 쪼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수술법이 안구 전체를 적출함으로써 시력 상실을 감수해야 했던 것과 달리 낮은 수준이지만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

모든 안구종양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종양 크기가 5∼17mm일 때 적용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시술에 가장 효과적인 종양은 포도막에 생긴 포도막 흑생종일 때다. 이외 아이들에게 잘 생기는 눈 종양인 망막모세포종에서도 일부 제한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안구 표면에 동위원소가 포함된 금속판을 부착시키는 시술은 약 30분 정도 걸린다. 비용은 보험 적용이 안 돼 700만 원 수준으로 아직 비싼 편이다. 시술 후에는 이틀 동안 입원해야 한다.

이 교수는 “눈의 근접방사선치료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안구종양 발병률이 낮아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면서 “국내 치료 시스템이 없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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